민간소유대규모 간척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에 관한 조사연구

영문 제목
A Study of Ownership of Large-scale Private Reclaimed Land and Utilization Status
저자
박석두
출판년도
1989-12
목차
1. 연구의 필요성
개간·간척에 의한 농지조성은 1968년이후 계속되어온 농지면적 감축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간척사업에 대해 두 갈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연안어업·양식업의 위축과 환경 및 생태계의 파괴를 야기하므로 간척사업을 전면 중지해야한다는 주장과 둘째, 상대적 미곡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간척에 의한 논 면적 학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후자의 견해는 간척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든 이제까지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확대라는 측면에서 별 이의 없이 시행되어 왔던 간척사업에 대한 재검토가불가피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간척농지와 관련하여 이상의 논의보다 훨씬 절박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표출되어 있다. 그것은 첫째, 일반농지에서는 농지개혁 이후 농지임대차가 점차 확대되어 오면서도 계급으로서의 지주 혹은 대지주는 출현하지 않았는데 유독 간척농지에서는 현재에도 대토지 소유자와 다수의 임차농이 존재하고 있어 농지개혁 이전의 지주제 혹은 지주적 토지소유를 연상시키며 둘째, 이들 임대 간척농지에서는 대부분 임차 경작자들이 농지소유권의 양도를 요구하며 집단 시위·농성하는 사대가 발생하여 농지분쟁이 또 다시 사회문제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농지개혁당시 완성 농지가 아니란 이유로 분배되지 않았던 이른바 미완성 간척지의 경우 예외없이 농지개혁 당시부터 계속 임대경작되다가 1980년 이후 격렬한 농지분쟁이 발생함으로써 잊혀져가던 농지개혁을 되돌아보게 하는 한편 현행의 농지제도에 대해서도 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마디로 간척농지에 관련된 문제야말로 농지개혁 이후 농지제도의 위상을 알려주는 시금석이자 그 자체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예민한 환부이기도 한 것이다.
상대적인 미곡과잉 상대에서 평당 1만원을 상회하는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하여 간척사업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 더욱이 간척사업에 의해 조성된 농지에서의 농업소득이 어업·양식업의 소득보다 낮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간척사업이라고 해야 하는지, 이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또한 간척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면 앞으로 조성되는 간척농지의 소유 및 이용제도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현재와 장래의 문제에 대한 처방전을 찾기 위해서도 그에 앞서 이제까지 시행돼왔던 간척사업 관련제도와 정책, 간척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 그리고 현재까지 발생되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에 대한 파악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격렬한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는 간척농지에서의 농지분쟁을 해소하고 나아가 전반적인 농지제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도 이미 조성된 간척농지의 소유·이용·분쟁 실태 등이 파악되지 않으면 안 된다.
2. 연구 목적
본 조사연구의 1차적 목적은 현재 분쟁이 발생해 있는 간척농지의 개발과정부티 소유 및 이용 실태. 분쟁 실태 등을 파악하여 분쟁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으며, 2차적으로는 분쟁 발생의 소지를 내포한 제도적 정책적 문제점을 적시함으로써 간척사업의 주체, 간척농지의 소유·이용제도 등의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3. 연구범위와 방법
간척사업 관련제도가 정비되고 정책적으로 간척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시대부티였으며, 현행의 간척사업 관련 제도와 정책 또한 이때 마련된 것을 원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 조사연구에서는 일제시대 이후 현재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각 시기별로 간척사업의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거기서의 문제점과 간척사업의 성격 등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또한 전국적인 간척지 실태조사 자료에 입각하여 간척농지의 소유 및 영농실태를 개관하고, 특히 분쟁이 발생해 있는 간척농지에 대해서는 각 사례별로 현지조사에 의해 영농 및 분쟁실태를 상세히 파악하였다.
여기서 이용된 자료들은 일제때 발간된 토지개량 및 간척사업 관련 문헌, 농지개혁시의 간척농지 분배 관련 행정문서, 분쟁 농지 농민단체의 유인물 및 전국 간척농지 실태조사 자료와 분쟁농지 실태조사 자료 등이다.
4.연구결과
(1) 간척사업의 전개과정
(가) 일제의 미각증산정책과 간척사업
일제는 본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1920∼34년에 「조선산미증식계획」을 실시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간척사업 관련 법령 및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간척사업을 실시하였다. 즉, 1920∼29년에 걸쳐 실시된 토지개량기본조사를 통해 간척 가능지구 및 공사비 등을 개략 조사하였으며, 간척사업 준공 즉시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선공유수면매립령을 제정하고(1923), 공사비의 30%내지 5⑿를 국고에서 보조하는 한편 저리자금을 융자해주고 간척농지 이주를 장려하기 위하여 이주자 1호당 50엔 이내의 보조금까지 교부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48,307정보가 논으로 조성되었다. 그려나 이 중 9,501정보만 수리조합에 의해 이루어지고 나머지 38,806정보는 민간기업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공공간척보다는 민간간척이 주종을 이루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들 민간기업자들은 대부분 지주 아니면 농사회사들이었으며 조선인보다는 일본인 기업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하여 일제의 정책적 지원에 의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는 간척사업은 결국 지주적 토지소유의 확대와 일본인에 의한 농지소유학대로 귀결된 것이다.
(나) 농지개혁 전후의 간척농지 문제
「조선산미중식계획」의 일환으로 본격화된 일제하의 간척사업은 해방과 함께 남한에 약 3만정보. 북한에 약 2만정보의 간척농지를 남겼다. 남한 소재간척농지 중 수리조합 시행분 약 6천정보를 제외한 24,000정보 가량의 민간간척농지 가운데 전 일본인 소유 간척농지 약 19,000정보는 귀속농지로서 신한공사의 관리하에 있다가 귀속농지 매각조치에 의해 매각되고, 조선인 소유간척농지 약 4,000여 정보는 대부분 농지개혁시 분배되었으나 약 1,200정보의 농지는 완성농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분배되지 않았다. 이른바 미완성간척농지라 하여 현재까지 농지 분쟁을 선도하고 있는 사례가 바로 이것이다. 이들 미완성간척농지는 농지개혁법 제6조1항8호와 제25조의 2에 의해 탄생되었으머 농지개혁 이후 농지법이 제정되지 못함으로써 방치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농지분쟁과 함께 나도는 소문처럼 농지개혁 당시 간척농지 소유자들이 간척농지를 분배당하지 않으리고 혈안이 되었다고 만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지주의 요청이나 행정 착오로 미완성의 간척농지를 분배한 사례가 4건이나 있었다.
(다) 1960년대 이후의 간척사업
1962년 1월 「공유수면매립법」이 새로 제정됨으로써 그때까지 잠정적으로 준용되어 온 일제시의 「조선공유수면매립령」을 탈피하게 되었으나 내용면에서는 양자가 대동소이한 것이었다. 예컨대 제정법에서도 건설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매립하되 준공인가를 받은 즉시 매립자에게 매립지의 소유권을 부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농지법이 없는 상대에서 간척농지에 대해 무제한 소유권을 부여하게 됨으로써 경자유전의 원칙과 배치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1960년대에는 6.25전쟁 고아와 피난민을 위한 정착사업, 영세민을 위한 자조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소규모(무면허) 매립 등이 장려됨으로써 분쟁의 붙씨를 남겼으며, 1978년에는 중동을 중심으로 한 해외 건설업의 퇴조와 함께 유휴 해의 건설장비의 활용이란 명목 하에 현대건설·동아건설 등 두 민간기업에 대규모 간척사업을 허가함으로써 농지제도 면에서 또 다른 모순을 낳게 되었다. 1984.5 대통령 훈령에 의해 민간기업에 대한 간척면허를 불허하게 되고,1989년에는 공유수면매립법을 개정하여 간척사업 준공시에도 간척공사비 평가액분에 해당되는 농지에 대해서만 사업자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게되었으나 민간간척 농지에 대한 소유권 부여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2) 간척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
(가) 개 관
1986.8∼1989.4까지 3차에 걸친 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전국 간척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즉, 1950년 이전에 준공된95개소 중 80개소는 분배 혹은 분할 매각되고 소규모(1정보 내의)간척농지11개소는 소유자가 자경, 4개소는 미완성간척농지로서 여기에는 1970년경에 매각된 충남 서산군 서풍농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 확인된 미완성간척농지는 5개소 1그0져 정보인 셈이다. 이 중 서풍농장은 1970년경, 삼양어업사 해리농장과 손불농장은 분규 끝에 1987년에 매각됨으로써 분쟁이 해소되었으며 나머지 2개소에서는 현재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1950년 이후 준공된 49때 지구 중 106개소는 1∼3정보의 소규모 간척농지로서 소유자 자경, 10정보 이상 대규모 간척농지 중 28개소는 소유자 직영,26개소는 임대경작 되고 있으며, 337개소는 분할 매각되었다. 한편 민간소유대규모 간척농지 중 28개소의 이용실태를 개관한 것이다. 즉 현대건설·동아건설 등 민간기업 소유 11그32정보를 포함하여 총 면적은 18,869.3정보로서, 13개소 13,241.8정보는 소유자 직영, 13개소 4,041.7정보는 임대, 2개소 895정보는 직영(529정보)과 임대 (366정보)를 겸하며, 2개소 226.7정보는 임대 경작되다가 매각되었다.
(나) 분쟁 간척농지의 임대차 실태
소유자와 경작자간에 분쟁이 발생해 있는 7개 지구의 임대차 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대체로 분쟁 지역 경작자들의 평균 경작면적은 전국 평균보다 작은 편이며 순임차농의 비율이 높다. 또한 간척지역의 일반적 특성으로서 소득의 대부분을 미각단작에 의존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반 농촌지역에비해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분쟁 간척농지 중 3개 지역의 임차농지에는 경작권리 관행화되어 그 매매 가격이 지가의 1/3∼1/2 에 달한다. 임차료율은 30% 내외이며, 소유권 분쟁의 전 단계 혹은 무마조건으로서 임차료 인하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3) 간척농지에서의 분쟁 실태
(가) 개 관
분쟁이 발생해 있는 간척농지는 11개소로서 그 개황은 다음과 같다. 즉, 분쟁 간척농지 면적은 3,987.7정보, 경작농가 호수는 약 3,000호에 달한다. 삼양영업사·학파·금은 등 3개 농장은 미완성간척농지이며, 나머지는 농지개혁 이후에 간척된 농지이다.
(나) 분쟁간척농지의 퇴형분류
① 간척년도별로 보면 3개 지구는 농지개혁 이전에 간척된 농지이고, 8개지구는 그 이후에 조성된 농지이다.
② 분쟁원인별로 보면 미완성 간척농지 3개소는 농지개혁시 분배하지 많았음을 이유로 소유권 양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대양학원농장·오두리간척지·영암군 숭의농장은 무면허 매립으로 인해 분쟁이 발생했으며, 대원농장, 유당농원, 오류농장 등은 중간에 사업자가 변경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며, 신안군 숭의농장은 사업자의 약속 불이행과 행정당국의 감독 미비에 기인한다.
ⓢ 농지에 대한 권리별로 보면 9개 지구는 경작자들이 농지소유권의 양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2개 지구는 임차권 분쟁이다. 이 의에 어민들의 피해보상요구 혹은 수몰민들의 피해보상 내지 대토보상요구 등으로 인한 분쟁이 있다.
(다) 분쟁의 전개과정
농지분쟁은 대체로 ① 행정관서에의 진정 ② 법적 소송 ⓐ 집단행동 등 3단계 과정를 거치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 중 진정과 집단행동이 경작자들에 의해 제기되는 데 반해 소송은 소유자측에서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정단계에서 행정관서 등은 대체로 책임회피 내지 떠넘기는 양상을 보이며. 집단행동시에는 농지분쟁을 치안 차원에서만 취급하기도 하는 형편이다. 현행의 법적 제도적 장치 하에서 행정관서의 권한이나 책임으로는 농지분쟁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뚜렷한 실정이다.
(4) 간척농지분쟁의 해결방안
1988.11에 「간척지·간석지 및 개간지 등의 농지개혁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 국회에 제안되었다. 준공인가된 지 20년이 지난 임대간척농지는 경작자에게 매도하게 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특별조치법안에 의하면 예컨대20년이 되지 않은 간척농지나 직영 간척농지는 대상에서 제의되며, 임대경작되고 있는 일반농지에 비해 임대 간척농지의 경우 임차료율이 낮은데도 간척농지만을 매도케 하는 모순이 존재하는 등 법안 자체에 많은 모순이 존재하고 있다. 최소한 법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① 간척농지 만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으나 만일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모든 간척농지가 포괄되어야 하며 ② 이를 위해서는 한시적 법률이 아니라 지속적 법률이어야 하며 ③ 농지이의에 그 부속시설도 농지와 함께 처리되어야 하며 ④ 개답비 내지 경작권가격에 대해 고려해야 하며 ⑤ 공유수면매립법, 농촌근대화촉진법 등 관계법령을 검토하여 필요한 경우 이들 법률의 관계 규정을 개폐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농지소유 및 이용에 관한 기본법으로서 농지법을 제정해야만 가능하다.
현재 농지관련 법령 제도로서는 농지임대차관리법, 조세감면규제법 제67조의 10(20이상 임대 개간·간척농지를 90년 1월말까지 임차자에게 양도시 양도소득세 면제), 농지구입자금 지원제도등이 있으며, 종합토지세제 및 토지과다보유세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법령은 자금지원, 부재지주에 대한 중과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임차 농지의 자작농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서 한계가 주어져 있다. 따라서 현행의 법령 제도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완전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발간물 유형
KREI 보고서
URI
http://repository.krei.re.kr/handle/2018.oak/1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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