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의 필요성
1980년대에 들어선 이후 한국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정치경제문제의 하나가 되었다. 드디어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농업구조정책이 농정의 전면에 부상되어 농어촌특별대책이 연속적으로
발표되기에 이르렀고, 1989年에는 「농어촌발전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GATT 체제아래서 BOP조항을 졸업하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농업구조정책의 문제가 빈번히
농정의 중심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볼 때
농업구조정책의 의미와 방향, 그리고 담아야 할 내용 등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의견의 차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농업문제를 「경제발전과 농업과의
관계」라는 거시적 틀 속에서 조명하여 봄으로써 농업구조정책의 의미와
방향이 새로이 정립될 필요성이 있으며, 이와 함께 농업구조 개선을
위한 지원시책이 정비되어야 한다.
2. 연구의 목적
농가의 소득문제는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나라에 집요하게 상존하고 있고, 기간농산물의 경우 예외없이
과잉생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한편 각국의 농업을 보면
산업으로서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가격은
상승하고 농지의 임대석는 증가하는 등 상당히 많은 현상의 공형생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관찰결과는 이러한 현상을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되고, 이러한
현상의 공통성이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이상과 같은 이해 위에서 첫째, 경제발전에 따라
농업구조정책이 왜 필요하게 되는가? 그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를
규명하고 둘째, 경제발전에 따라 농업을 규정하는 제반 조건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분석하여 구조정책의
방향과 시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3. 연구의 방법 및 내용
(1) 경제발전 과정에서 농업구조정책의 기본과제는 농업부문의
고용구조 조정정책과 농지유동 촉진정책으로 귀결된다는 논리적 가설을
제시한다. 따라서 위의 가설을 이론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산업구조변화와 고용구조변화 사이에 나타나는 시차 분석과
완전가동규모의 농가호수와 실제 농가호수변화 사이에 나타나는 시차
분석이 도입된다.
(2) 다음으로 경제발전과정에서 고용구조 조정정책과 농지유동
촉진정책을 두 개의 수레바퀴로 하는 농업구조정책이 필요불가결하게
된다는 이론적 가설이 현실적으로 타당한 것인가를 검증하기 위해 일본,
독일, 프랑스, 대만 등의 각국별 농업구조정책의 역사적 경험을
검토한다. 즉, 경제발전 과정에 따라 각국별로 농업구조정책의
추진방향과 변동과정을 살펴보고, 농지유동정책의 변화과정을 검토한다.
(3) 한편 각국별 농업구조정책의 역사적인 경험에 비춰 볼때
한국의 농업구조 조정정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조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었는가를 파악한다. 농지유동화
촉진정책과 고용구조 조정정책이 농업구조정책의 기본과제로 설정되기
위한 조건을 규명하기 위해 비농지가격, 농지가격, 임차료,
토지순수익의 변화추이 및 상호관련성을 분석하고, 농가의 이탈농에
따른 농지공급 가액과 최대구인능력을 시산한다. 또한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경영규모분포의 변화요인과 그 메카니즘을 분석하여
고용구조 조정정책과 농지유동화 촉진정책의 추진방향을 제시한다.
(4) 마지막으로 한국의 향후 농업부문의 성장과 농업노동력 변화를
거시적 관계에서 전망하고, 농업구조정책이 담당하여야 할 농업부문의
조정목표를 설정한다. 따라서 농업성장과 농업노동력
조정목표아래서 고용구조 조정을 위한 경영이양년금제의 도입과
임대차를 중심으로 한 농지유동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법규와 제도가 마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4. 연구결과 요약
(1) 경제발전 과정 중에서 어느 나라나 부문간의 생산성격차
문제와 소득격차 문제에 직면한다. 이 소득격차 문제에 어느 나라나
일단은 가격정책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가격정책에 의한 대응은
개방화시대의 도래와 함꼐 그 한계에 직면한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농업생산의 물리적 조건을 개선하는 사업을 강화하지만 결국은
가격정책으로 회귀하고, 그 결과는 농산물 생산과잉으로 나타난다.
(2) 왜 경제발전에 따라 소득격차 문제가 발생하는가? 경제성장은
상품시장을 통하여 산업구조의 변화로 나타난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상응하여 고용구조가 조정되어야 하나 노동시장을 통안
고용구조 조정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농업취업자가 40세가 넘으면
거의 전직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구조
변화 사이에는 10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
(3) 취업구조가 변화하고 기계화가 진행되면 농가의 가경력이
변화되고, 완전가동규모(Fu11 Capacity Size)가 확대된다. 농가가
완전가동규모를 확보하려면 그만큼 농가호수가 감소하여야 하나,
농가호수의 감소는 경영주의 전직과 농지유동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경영주는 대부분 40세 이상이므로 전직이 더욱 어렵고, 농지시장을
통한 농지유동에도 한계가 있다. 농지시장을 통한 농지유동에 한계가
있는 것은 경제발전에 따라 비농업 농지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파생적으로 농지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농지가격이 상승할수록
자산적 농지보유가 늘어나고, 농지유동에 필요한 자금규모가 감당할
수 엾을 만콤 팽창하므로 농지유동은 좌절된다. 결국 취업구조 변화와
호수 변화사이에는 다시 10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
(4) 이상의 두 가지 시차를 합하면 산업구조 변화와 농가호수
변화 사이에는 25年 이상의 시차가 나타나고, 이 시차가 존재하는 한
부문간의 소득격차 문제와 생산비 상승문제는 해결될 수 엾다.
농업구조정책은 노동시장에 의한 고용구조 조정의 한계, 그리고
농지시장을 통한 농지유동의 한계를 극복시켜 두 가지 시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산업구조변화에 상응하는 취업구조 변화와 농가호수
변화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농업구조정책은 고용구조
조정정책과 농지유동정책을 두개의 수레바퀴로 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고용구조 조정정책은 경영이양년금제가 중심이 되고, 농지유동정책은
농지유동이 임대차가 중심이될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임대차시장을
최대한 활성화, 자유화시키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5) 경제성장 전망과 농업생산 전망, 그리고 노동력조건을 고려할
때 2001년까지 농업부문의 성장은 0%를 유지하면서, 농업취업자와
농가호수가 자연추세보다 20∼30만명(호) 더 감소하고, 그에 상응하여
90만ha 정도의 농지가 유동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구조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6) 경제가 고용구조상의 전환점 B - 농림업취업 비중이
광공업보다 낮아지는 시점으로 대체로 농림업취업 비중이 25% 내외가
되는 단계 - 를 통과하면 농지유동방향이 중간집중에서 상향집중으로
전환된다. 한국경제는 1980년대초부터 농지유동이 상향집중되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경영이양년금제도를 도입하고, 임대차시장을 활성화하여
임대차시장에 농지공급이 최대한 증가되도록 하면 대농중심의
농업구조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연구결과의 활용
본 연구의 결과는 경제발전에 따라 농업구조정책이 요청되는 이유와그
핵심과제를 규명하고 농업부문을 규정하는 제반조건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가를 분석하여 구조정책의 방향과 시책을 제시하였으므로
농업정책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