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부문 사회갈등의 실태와 관리방안 연구 : 한·칠레 FTA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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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제목
- Social Conflicts in the Korean Agricultural Sector and Their Management : Focusing on Two Recent C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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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홍상; 심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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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년도
-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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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 오늘날 농업부문에서 양적·질적으로 증가하는 사회갈등 와중에 농업·농촌과 관련한 정책과정 안팎의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 그에 따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 더욱이 변화하는 여건 속에서 다양한 이해와 가치를 조화시키면서 농업?농촌의 발전을 전망하고 계획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사회갈등 와중에 드러나는 농민?농촌의 이해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러한 이해와 가치를 다룰 주체들 간의 협력적·안정적 의사결정과정을 복원하고 구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 연구는 농업부문 사회갈등의 실태와 갈등관리의 현황을 검토함으로써 농업부문 사회갈등과정 자체를 이해하고, 나아가 향후 잠재적·현재적 사회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주요 내용은 ① 사회갈등 및 갈등관리의 개념적 정의, ② 농업부문 사회갈등의 발생조건과 갈등실태, ③ 주요 갈등사례 심층분석, ④ 갈등관리의 기본방향 및 구체적인 방안 등이다. 이 연구는 국내외 문헌조사, 전문가 의견조사, 주요 갈등사례의 당사자 심층면접, 전문가 자문 등을 연구방법으로 사용하였다.
1. 사회갈등 및 갈등관리의 개념적 정의
이 연구는 사회갈등을 ‘다양한 현재적·잠재적 갈등주체들이 상이한 이해(interests)와 가치(values)를 기반으로 지속적·반복적으로 전개해가는 사회적·정치적 과정(ongoing process)’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이 개념화에서는 갈등의 사회적 편재성(ubiquity), 이해와 가치에 두루 걸쳐 있는 갈등발생 원인의 다차원성, 갈등발생의 구체적·경험적 과정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 등이 강조된다.
갈등관리는 ‘갈등주체는 물론 제삼의 공공주체 및 민간주체가 이해와 가치의 차이를 예방·해소·조정해가는 사회의 자기통치과정(governance)’으로 개념화한다. 여기에서는 특정의 갈등관리과정이 당장의 갈등문제를 해결(problem-solving)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파생적 갈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즉 사회 전체의 갈등관리역량(capacity)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또한 갈등관리 역시 이해와 가치를 둘러싼 사회주체 간 다양한 의사결정과정의 하나로 이해된다.
2. 농업부문 사회갈등의 발생조건과 사회갈등의 실태
이 연구에서는 갈등발생의 조건을 구조적·제도적·문화적 조건으로 세분화해서 검토하고 있다. 문화적 조건에 대한 검토는 나머지 두 조건에 대한 검토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며, 분석의 중심은 구조적 조건과 제도적 조건에 있다.
1990년대 이후 시장통합의 세계경제, 자유화·개방화의 국가정책, 다원화되고 상대적으로 빈곤화되고 있는 농민·농촌사회 등이 현재 농업부문 갈등발생의 주요한 구조적 조건을 이루고 있다.
제도적 조건은 사후적(事後的) 갈등관리기제(機制)와 예방 차원의 사전적(事前的) 갈등관리기제 측면에서 검토되었다. 농업부문에서 정부 등 공공주체가 참여하는 사후적 갈등관리기제는 부정기적 협의 형태로 주요 갈등주체 간 직접적 관리과정, 정당과 국회에서 이뤄지는 제한적 수준의 제삼자 관리과정 등이 존재할 뿐이다. 사전적 관리기제는 정책참여기제와 민간영역 중심의 사회적 협의기제의 두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사전적 관리기제로서 정책참여기제와 사회적 협의기제는 1990년대 이후 나름의 발전성과를 보였지만 아직 크게 미흡하다. 정책참여기제에서는 다양한 정부 위원회의 한시적 성격 및 비민주적 운영방식이, 농민단체 중심의 사회적 협의기제에서는 상호연계틀의 부분성·단절성이 각각 주요한 특징을 이루고 있다.
농업부문 사회갈등 실태는 농산물시장 개방, 농업구조조정, 농산물가격, 농업·농촌조직 운영개선, 환경오염, 자연자원 이용?관리, 농자재 이용 등을 주요 현안으로 하고 있다. 정부와 사회집단 간 갈등의 대부분은 갈수록 대외통상정책을 주요한 계기로 삼는 점, 국내 농업정책 집행과정에서 다양화된 농민층 간 갈등이 정부와 농민 간 갈등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점, 민주화, 환경·생태, 지역개발 등 새로운 이해와 가치가 증가하면서 사회집단 간 갈등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이 특징적이다.
3. 주요 갈등사례 심층분석
한·칠레 FTA 체결과정, 장천면 지역농협 운영개선과정 등 두 사례에서 갈등내용은 비용의 분담(한·칠레 FTA 사례) 및 편익의 배분(장천면 지역농협 사례)에 대한 주체 간 이해관심의 차이를 담고 있다. 나아가 갈등내용에서는 국내농업(한·칠레 FTA 사례) 및 지역농협이라는 사회경제적 결사체(장천면 지역농협 사례)에 대한 주체 간 가치인식의 차이 역시 발견된다. 또한 갈등이 진행되는 동안 개별 갈등주체의 내부관계 자체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로부터 개별주체의 기존 내부관계를 토대로 형성되어온 개별주체 간 관계 역시 유동적으로 변화해왔다.
이상의 갈등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은, 이해의 차이는 물론 가치의 차이를 포괄하거나 기존의 주체 간 관계는 물론 새롭게 형성돼가는 주체 간 관계를 포괄해내지 못했다. 정책추진결정 이전에 정부와 농민단체 간에서 의사결정과정이 공유되지 못했고, 지역농협 임·직원에 대한 비용효율화와 책임추궁 요구가 격화되기 이전에 조합운영틀 내에서 협력적 의사결정과정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갈등표출 이후 정부와 농민단체 양자 간 부정기적 협의, 이해의 차이에만 주목하는 정당과 국회의 제삼자 중재 등은 역동적으로 변화해온 갈등의 주체와 내용을 포괄하지 못했다. 장천면 지역농협 사례에서는 양자 간 부정기적 협의 외에 어떤 제삼자 관리노력도 뚜렷이 이뤄지지 못했다. 사례분석을 통해 갈등구조의 역동성을 고려하는 발전적(developmental) 관리기제 구축의 필요성, 사전적 관리기제를 확충함으로써 갈등의 표출을 예방하고 신뢰관계를 형성해 이해와 가치의 차이에 대한 깊이 있는 숙의(deliberation)를 제도화할 필요성 등이 주요 시사점으로 도출되었다.
4. 농업부문 갈등관리의 기본방향 및 구체적인 방안
‘주체 간 갈등이슈와 갈등관계의 재설정 및 자원분배방식의 합의 등을 가능하게 할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에 농업부문 갈등관리의 기본방향이 있다. 구체적 관리방안들은 사전적(예방적) 갈등관리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사후적 갈등관리를 보완적 원칙으로 삼아 마련되어야 한다.
사전적 관리기제는 정부와 사회집단 간 일상적 의사결정과정인 정책참여기제와 시민사회영역에서의 사회집단 간 자율적 의사결정과정인 사회적 협의기제를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 정책참여기제 구축에서는 정부 내 각종 위원회 제도에 참여주체의 권한강화(empowerment)와 참여의 포괄성(comprehensiveness)이 강화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① 잠재적 참여주체에게 의제설정권한과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 ② 정부 차원의 다(多)부처 참여를 제도화하는 것, ③ 사회집단 중 직접적 이해관계자는 물론 간접적 이해관계자까지를 정책과정에 참여케 하는 것 등이다. 사회적 협의기제 구축에서는 정부 등 공공주체가 이를 지원한다 하더라도 민간주체의 자율적 영역은 독립적으로 남겨두는 협력자로서의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 그 가운데 사회집단들의 독자적인 전문성 제고 노력 및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가집단을 장기적으로 육성·지원하는 게 구체적 방안이다.
사후적 관리기제는 사전적 관리기제를 보완·수정하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 첫째, 갈등의 양면성과 갈등관리의 필요성에 관한 사회적 인식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 영역에서부터 갈등현상들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축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 갈등현상에 대한 연구의 축적과 확산은 농업부문 안팎의 다양한 이해와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폭을 넓히는 데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둘째, 농업부문 내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기존의 법제도들에 갈등관리인식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갈등관리기본법 등 별개의 법 제정을 통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갈등관리인식을 제도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선 구체화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사회갈등이 특정 부문에 고유한 이해와 가치를 토대로 하는 점을 볼 때, 범정부 차원의 법 제정과 별개로 각 부문에 고유한 법제도 내에 갈등당사자 간 직접적 갈등관리절차 및 제삼자 중재절차를 제도화하는 작업이 더욱 긴요하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overview the conflicts between actors in the Korean agricultural sector under various conditions in structural, institutional, and cultural dimensions and to reify their major interests and values. Based on the hermeneutic research, the study will derive policy implications from recent experiences and suggest specific policy alternatives regarding conflict management. To this end, this study has conducted the theoretical review and empirical research, where the current situation of social conflicts in the agricultural sector were mapped out and the two most prominent conflict cases were analyzed in depth: the Korea-Chile Free Trade Agreement and the restructuring of Jangcheon Agricultural Cooperative.
Theoretical background for the empirical research consists of two parts. One is the theories on social conflict. Based on these, the study has conceptualized the social conflict as “an ongoing socio-political process in which various social actors are continuously exchanging their interests and values with one another.” The other is the theories on conflict management, which contain two different practical expectations: the public administrative imperative(efficiency enhancement in policy process) and the socio-political reform imperative(participatory democracy or governance). The study has put relatively more emphasis on the latter, conceptualizing the conflict management as “a governance in which third-party public or private agencies as well as the conflicting actors prevent, regulate, or resolve discrepancies in their interests and values.” Following these conceptual approaches, the empirical research was conducted in forms of the general overview of social conflicts in the current agricultural sector and the institutional assets for their management on the one hand, and the in-depth field research on the recent experiences on the other.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of all, the existent or latent social conflicts lied in the contexts of the integration of the world economic system, free trade-oriented national agricultural policy, and the diversification of peasants and their relative deprivation of socio-economic welfare to non-agricultural sectors. Reflecting the contexts, main issues in conflicts are the opening of agricultural product market, agricultural production restructuring, fluctuation of product price, restructuring of agricultural and rural organizations, polluted natural resources, illegitimate use and management of natural resources, and unreliability in in-put materials supply. However, the institutional assets to appropriately manage the conflicts severely lack.
In the in-depth research, the shortage of the institutional assets available for conflict management, compared with the escalation of social conflicts in both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terms, was highlighted: the various formal and informal mechanisms activated in the two conflict cases could not parallel the dynamism of the conflicting issues or actors. The research has derived two policy implications: the need to build up intellectual approaches to take the dynamisms into account, and the need to set up developmental mechanisms for their management.
Relying on the findings above, the study suggests policy alternatives regarding conflict management in the current agricultural sector. They are discerned into ex ante and ex post ones. Among the policy alternatives below, the first two are the ex ante alternatives:
1) The official councils in the government need to be revamped in the way that they empower potential participants and include all related actors in the process. Specific alternatives are to endow societal actors the actual rights to agena-setting and decision-making, to institutionalize the participation of all relevant governmental agencies, and to include all related societal actors into the process as wide as they are concerned.
2) Governmental bodies need to support the constellation of society-centered deliberative mechanisms for societal actors to deal with potential policy problems independently. An alternative is to support societal actors' efforts to improve their specialties in relative areas either on their own or in liaison with related academic groups.
3)Ex ante mechanisms need to be established on the complementary basis to the above two. The needed measures are to accumulate hermeneutic studies on individual cases of social conflicts, and to institutionalize the philosophy and the need of conflict management into related legislations.
Researchers: Hong-Sang Kim and Jae-Mahn Shim
E-mail: hskim@kr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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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제1장 서론
1. 연구배경 1
2. 연구목적 4
3. 연구의 범위 및 방법 4
제2장 사회갈등과 갈등관리에 관한 이론
1. 사회갈등이론 8
2. 갈등관리론 12
제3장 농업부문 사회갈등의 실태
1. 갈등발생의 조건 18
2. 사회갈등의 실태 32
제4장 농업부문 갈등과 갈등관리 사례 분석
1. 사례분석 관점 45
2. 정부와 사회집단 간 갈등과 갈등관리 사례: 한?칠레 FTA 체결 과정 51
3. 사회집단 간 갈등과 갈등관리 사례: 장천면 지역농협 운영개선과정 78
제5장 농업부문 사회갈등 관리방안
1. 갈등관리의 기본방향 104
2. 갈등관리방안 106
제6장 결론 113
부록 1. 한?칠레 FTA 체결과정 일지 121
2. 장천면 지역농협 운영개선과정 일지 141
참고 문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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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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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어
- 자유무역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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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유형
- KREI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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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
- http://repository.krei.re.kr/handle/2018.oak/1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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