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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출범 이후 국제적 무역분쟁 동향
1. WTO 체제의 분쟁해결 절차
UR 협상 결과에 따라 1995년 1월부터 출범한 WTO
체제는 이전의 GATT 체제와 달리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물, 섬유,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새로운 분야를 국제무역 규범의 틀 안에 포함시켰으며, 구체적인 분야별 국제법적
협정문을 통해 구속력을 부여함으로써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개별국가의 무역제한조치를
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WTO 협정문 자체가 여러 국가
간 타협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불명확한 부분(grey area)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의 증가 및 다양한 분야에 걸친 국제 교역의 출현으로 인해 무역거래를 둘러싼
국가 간의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WTO 체제에서 회원국의 제소로 무역분쟁이 발생하면
일반이사회 산하의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DSB)가 지난 UR 협상당시
회원국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분쟁해결 규칙 및 절차에 관한 양해(Dispute Settlement
UnderstandingDSU)에 입각하여 분쟁절차를 진행한다.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접수된
무역분쟁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해결을 모색한다. 우선 제소국이 WTO 분쟁해결기구에
회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시작하고 양자협의 요청 후 60일 이내에
양자 합의를 유도한다. 만일 양자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제소국은 패널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분쟁해결기구에 패널 설치를 요구함으로써
해당 분쟁에 관한 공식적인 패널을 설치하여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최장 9개월까지
이루어지는 패널절차를 진행한 후 무역분쟁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채택한다. 그러나
만약 분쟁당사국들 중 한 개국 이상이 패널에서 채택된 최종 보고서의 내용을 수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상소기구(Appellate Body)에 상소할 수
있다. 상소심이 진행되면 상소기구는 90일 이내에 상소 보고서를 작성하여 회원국에
통보해야 한다. 한편 원칙적으로 분쟁당사국이 달리 합의하지 않는 한, 분쟁해결기구에
의해 최종 패널 보고서나 상소보고서의 채택까지 걸리는 기간은 상소가 없는 경우는
9개월, 상소가 있는 경우는 1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채택된 최종
패널보고서나 상소기구보고서의 권고 및 결정 내용에 따라 분쟁해결기구는 패소국에게
분쟁의 대상이 되었던 제도나 조치를 수정하도록 통보한다. 특히 패소국은 패널 혹은
상소기구의 보고서가 채택된 후 30일 이내에 개최되는 분쟁해결기구 회의에서 보고서의
권고에 따른 자국의 의무 이행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한편 합리적인 이행기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패소국이 제대로 WTO 분쟁해결기구가 채택한 권고나 결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패소국이 보상을 하거나 승소국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 WTO 협정문에서
공식적으로 이러한 제재조치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 종래의 GATT 체제에 비해 WTO
체제가 더욱 강력한 분쟁해결체제를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2. WTO 출범 이후 무역분쟁의 동향과 유형
WTO 체제가 GATT 체제에 비해 분쟁해결절차의 제도화
및 판정결과에 대한 구속력이 강화됨에 따라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들도 쌍무적
분쟁해결방식보다는 WTO 분쟁해결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1). 이에
따라 WTO 체제 5년간(1995∼2000. 6)의 통상마찰 총 건수(202건)가 GATT 체제 47년간(1947∼1994)의
통상마찰건수(195건)보다 많은 실정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무역분쟁의 특징은
우선 종전의 보조금 혹은 수입수량제한 등 직접적인 무역장벽 분야에 대한 이해당사국간
무역마찰보다는 위생, 검역, 지적재산권, 투자제한조치 등 제도 및 규범에 대한 분쟁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또한 WTO 출범 이후 개도국의 WTO 분쟁해결제도 활용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개도국들의 제소비율이 GATT 체제에서는 전체 제소건수의
10% 정도에 불과했으나 WTO 체제에서는 25%에 달하고 있다.
표 1 GATT 체제와 WTO 체제의 통상마찰 건수 비교
구 분
GATT체제
(1947∼1994)
WTO체제
(1995∼2000.6)
총분쟁건수
195건
202건
연간평균건수
4.1건
40.4건
WTO 회원국 중에서 다자간 무역규범을 적극 이용하는
국가는 미국, EU,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들로 지금까지 전체 분쟁의 68%를 이들
4개국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제소된 202건 중 65건을
제소함으로써 137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EU(51건), 캐나다(15건),
인도(9건), 일본(8건) 등의 순이다. 한편 다른 나라가 미국을 WTO에 제소한 경우도
44건에 달함으로써 피소측면에서도 미국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EU(28건), 인도(13건),
일본과 아르헨티나(13건), 한국과 브라질(11건)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가 제소를
당한 11건 중 6건은 미국으로부터이며, 나머지는 EU의 3건,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각각 1건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통상이익 확보 차원에서 4건의 제소를 미국에 취한
바 있다.
표 2 미국이 관련된 WTO 통상마찰 건수
구 분
미국이 타국 제소
타국이 미국 제소
총분쟁 건수(A)
65건
44건
미국의 패소건수(B)
5건
11건
미국의 패소율(B/A)
8%
25%
표 3 연도별 분쟁건수 및 해결방식
연도
구분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년
1-6월
합계
제 소
25
39
47
44
30
17
202
양자 합의
9
12
12
1
0
0
34
패널 또는 상소기구 결정
8
18
16
10
6
0
58
양자협의 및 패널 진행/중지
8
9
19
33
24
17
110
지금까지 빈번히 발생한 무역분쟁을 분야별로 구분해
보면, 우선 최근 들어 식품위생 및 동식물 검역(SPS), 그리고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TBT)분쟁이
증가하면서 총 26건에 달하고 있다. 또한 WTO 출범으로 사실상 최초로 다자간 무역규범의
규율하에 놓이게 된 농산물 분야가 25건의 분쟁건수를 보임으로써 국제 무역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으며, 이는 농산물 분야가 수출입국을 막론하고 정치 및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분야로서 상호 양보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분쟁이 99년까지 21건에서 금년에 들어와 2건이 추가
제소됨으로써 23건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개도국에게 유예되어 온 지적재산권협정(TRIPs)이
금년부터 개도국에 적용됨으로써 향후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무역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도 반덤핑(18건), 무역관련투자조치(TRIMs), 섬유(13건), 서비스(9건)
관련 무역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00년 6월까지 WTO 분쟁해결기구에 접수된 총 202건의
분쟁 가운데 45%인 92건이 양자합의 혹은 패널이나 상소기구의 최종 보고서 채택
등으로 종결된 바 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분쟁이 진행 중인 경우들이다. 이중 양자협의로
종결된 경우는 34건에 불과한 반면 98년부터는 패널 및 상소기구에 회부되어 심의·결정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임정빈 jeongbin@krei.re.kr 국제농업연구실)
1) WTO 출범 이후 2000년 6월 15일까지 분쟁해결기구(DSB)에
제소된 무역분쟁은 총 202건으로 미국, 캐나다, EU, 일본 등이 139건을 제소하는
등 선진국간 분쟁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최근 개도국들의 WTO 제소비율이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분야별로는 위생 및 검역, 농산물,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