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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WTO가입과한국농업(임정빈)
1. 중국의 WTO가입 추진 동향
중국은 GATT 가입신청(86.7)후 관세인하 및 비관세장벽완하
등을 통해 시장경제체제로 이행을 도모하면서 국제무역체제로의 편입에 노력해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15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미·중간 양자 협상이
타결된 후 중국의 WTO 가입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주요 이해 당사국과의 양자협상을
가속화하여 지난 9월 말 제네바에서 개최된 중국의 WTO 가입작업반 회의기간 중 스위스와의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양자협상을 요구해온 37개 회원국 중 36개국과의 협상을 타결하는
성과를 보였다. 현재 멕시코와의 마지막 양자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나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와의 쌍무적인 협상을 종결함으로써 조만간 지난 14년 동안의 WTO 가입노력의
결과를 실현하여 WTO 회원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실제 중국의 WTO 가입시기는
절차상 큰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늦어도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2. 향후 중국의 WTO 가입절차 및 시기
WTO 가입에 대한 양자협상(멕시코)의 마무리가 필요하며,
WTO 일반이사회에서 가입의정서(Protocol) 채택과 작업반 보고서 작성 및 각료회의에서
회원국 ⅔이상 동의 필요하다.
중국내 비준절차를 거쳐 가입의정서에 서명한 후
이를 WTO에 제출하고, 서명후 30일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정식 회원가입이 발효된다.
3. 한·중간 농산물 교역현황과 전망
''92년 ''한·중'' 수교이후 양국의 교역은 크게 증가하여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제3의 교역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우리나라의
대중무역액(1999)은 전체 무역의 8.6%에 해당하는 226억달러이고, 1999년 수출 총액은
137억달러이며, 이 중 농림산물은 9천만달러로 대략 0.7%에 해당한다. 1999년 수입
총액은 89억달러이며, 이 중 농림산물은 7억 8천만달러로 대략 8.8%에 해당한다.
한·중 수교이후 우리의 전체 무역수지는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농림축산물은 매년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외환위기 전까지
확대되는 추세였다. 1999년 대중국 전체 무역수지는 48억 달러의 흑자이나 농림축산물
무역수지는 6억9000만 달러 적자였다.
표 1 대중국 수출입 및 교역수지
단위: 백만 달러
''95
''96
''97
''98
''99
수출
국가전체
9,144
11,394
13,572
11,944
13,685
(14.6)
농림축산물
95.3
88.0
85.7
115.4
90.5
(-21.6)
농산물
44.9
27.0
47.0
39.5
37.9
축산물
1.1
0.7
1.5
2.1
3.1
임산물
49.3
60.3
37.2
35.9
49.5
수입
국가전체
7,401
8,539
10,117
6,484
8,867
(36.8)
농림축산
637.2
818.6
1,275.1
774.3
780.3
(0.8)
농산물
412.5
531.6
934.9
623.9
551.6
축산물
35.2
40.8
46.4
11.8
15.1
임산물
189.5
246.2
293.8
138.6
213.7
무역수지
국가전체
1,743.
2,855
3,455
5,460
4,818
농림축산물
-541.9
-730.6
-1,189.4
-658.9
-689.8
주: ( )안의 수치는 1998년 대비 증감률임
중국에 대한 주요 수출품목은 대부분 가공 농산물이다.
수출품목은 사탕류, 새의 솜털, 위스키, 라면, 대두유, 사료첨가제, 자당, 껌 등이다.
따라서 ''94년 한중간 농산물관세 양자협상에서 우리가 요청한 관세인하도 주로 가공품에
집중되어 있다.
수입은 대부분 원료농산물 형태이나 높은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일부 반가공 형태가 수입되기도 한다. 주요 수입품목은 사료용 옥수수,
한약재류, 땅콩, 참깨, 메현미, 고추, 마늘, 조주정, 새의 솜털, 면실유박, 고사리
등이다.
특히 중국산 농산물 수입은 값싼 생산비와 인건비,
지리적 인접성 및 식품의 유사성 등을 강점으로 해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수입
농산물은 다음과 같이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음
제 1유형은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가격차 및 중국의
당해연도 수급상황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고 있는 옥수수, 수수 쌀 등의 품목이다.
제 2유형은 한국내 작황에 따라 수입되는 농산물로서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양념채소류이다.
국내 생산이 부족할 경우 수급비축용으로 수입되며, WTO 출범 이후 수급에 관계없이
시장접근물량의 수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최근에는 가격차이를 이용한 민간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제 3 유형은 한·중간의 현격한 가격차이로 수입되는 품목으로
참깨, 땅콩, 들깨 등 유지작물, 고사리, 무말랭이, 건조파 등의 건조 채소류와 인삼,
감초, 율무 등 한약재류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수입비중이 큰 옥수수, 수수 등
사료곡물의 주수입선이 1980년대 후반 이후부터 전통적 수출국인 미국에서 중국으로
전환되고 있다.
양국간의 농산물 교역 규모는 매년 증대되는 추세에
있으며 중국의 WTO 가입이 실현되면 교역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 중국의 WTO 가입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
4.1. 국제 협상과정에서 협력 가능성 증대
중국도 기본적으로는 식량자급을 목표로 하는 농산물
순수입국이며, 향후 경제발전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중요 수입국인 한·중·일이 미국과 케언즈그룹(Cairns group)의 시장개방 압력에
공동대처 가능성이 증가된다. 특히 농산물 시장개방과 관련하여 중국의 경우도 완전한
시장개방이 어려운 처지이므로 협상 전략상 상호 협력이 가능하다.
4.2. 중국 시장에 수출확대 가능성
관세인하와 국민소득 증대, 이로 인한 식품소비
패턴 변화로 가공농산물의 수출증대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향후 중국의 농업 원자재
수요증가의 추세에 따라 비료, 농약, 농기계 등 국산 농업 원자재 및 기계류 수출가능성이
증대되며, 무역 및 투자 절차가 투명해지는 것도 우리나라의 수출을 촉진할 전망이다.
4.3. 대중국 수출확대 예상품목
기존 수출품목인 위스키, 대두유, 라면, 채소종자,
저당 등 이외에 신규 유망품목으로 사과, 배 등 고급과실류, 절화 및 선인장 등 고급
화훼류, 인삼 및 인삼제품 등 인삼류, 김치, 단무지, 삼계탕, 고추장, 된장 등 장류
및 가공식품, 농업용원자재 및 기계류가 예상된다.
5. 중국의 WTO 가입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
5.1.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증대
중국의 WTO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 여타 WTO회원국과 동등한 대우를 인정하여 공정한 시장접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92년부터 중국에게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고 있어
추가적인 관세인하가 불필요하여 중국농산물의 급격한 수입증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저가제품이나 유사상품 등이 범람할 소지가 커지면서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증대된다.
특히 중국농산물에 대해 취해온 조정관세, 특별긴급관세,
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한 문제제기가 예상되며 조정관세나 특별긴급관세 적용이 보다
어려워질 경우 일부 품목에 수입 급증이 예상된다. ''99 조정관세/SSG부과품목은
당면, 메주, 소스 및 혼합조미료, 견사, 찐쌀, 표고버섯, 환봉, 합판 등 목제품,
이쑤시개, 화강암, 녹두, 땅콩, 고구마전분이며, 양념류, 특용작물, 한약재, 임산부산물
등 국내외 가격차가 현격한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이외에 중국의 지리적 이점에 따른 수송비절감과,
최근 미 달러의 강세 등에 기인하여 중국산 농산물의 가격경쟁력 증대는 미국 등
기존 주수출국으로부터 중국으로 수입선 전환를 발생시켜 중국산 농산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중국이 비록 국가 전체적으로는 밀, 대두 등 곡물류의
순수입국이며 향후 WTO 가입 이후 더욱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중국내 수송 및 물류체계 미비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와 근접한 동북 3성 및 만주지방에서의
쌀 재배면적 확대 추세를 고려할 때 쌀은 현재와 같이 중국산으로 수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중간 농산물 교역은 중국 전체적인 농산물 수출입
패턴과 달리 우리나라와 근접한 중국내 각 성의 수출입 여건과 우리나라의 중국산
농산물 수입수요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5.2. 국제 가격상승으로 인한 농산물 수입비용의 증대
중국의 관세인하와 쿼타 확대, 국영무역의 축소로
곡물수입이 증가하면 국제가격이 상승하여 우리의 농산물수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95년 이후 무역액 기준으로 농산물 순수입국으로 전환되었으며,
''95 년 이후 농산물 교역에서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94) 2,160백만달러, (''96)
-3,908백만달러, (''97) -3,176백만달러, (''98) -2,558백만달러
5.3. 해외수출시장에서의 경합 심화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무차별적 관세인하의 혜택을
받게될 것이며 중국산농산물의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특히 개도국 지위로
WTO에 가입하게 된다면 GSP(일반특혜관세제도, 선진국이 개도국의 농공산품에 대해
대가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면제하거나 저율의 관세를 부과, 현재, 미, 일, EU 등
25개국이 이 제도를 운용중) 혜택을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받게 됨으로써 해외시장에서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미국과 EU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수출농산물이 우리나라 수출 농산물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지금까지 미국, 일본 등 주요 교역상대국들이
매년 중국산 농산물 수입에 대해 여타 WTO 회원국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요 수출시장에서 양국간 경합문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중국이 WTO 회원국이 아닌 상태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 장기적인 무역관계 수립과 투자계획에 소극적이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중국의
WTO 가입은 불안한 무역관계로부터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중국이 농산물
수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주요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농산물과의 경합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한 보다 가속화된 경제개방
및 개혁정책의 추진은 중국내 내부기간설비 구축 및 수출확대를 위한 자본재 등의
수입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미 달러에 대한 중국 통화는
당분간 계속 평가절하 될 가능성이 큰 반면 한국의 원화는 대미달러에 대해 안정
혹은 절상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국산 수출농산물과의
경합이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국의 WTO가입 이후 최근의 미달러
강세와 중국통화의 평가절하 추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나라가 기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던 품목이 중국산 농산물로의 수입선 전환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표 2 한·중 대미 환율비교
연 도
한국(원/달러)
중국(元/달러)
원/元
1 9 8 5
1 9 9 0
1 9 9 5
1 9 9 7
1 9 9 8
890.2
716.4
774.7
1,415.2
1,207.8
3.20
5.22
8.32
8.29
8.28
278.2
137.2
93.1
170.7
145.9
연평균 절하율
2.2%
7.0%
-4.5%
주: 원/元 환율은 대미달러에 대한
양국환율을 이용하여 산출함
결론적으로 중국의 WTO 가입이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중국의 시장개방과 무역제한의 완화에 따른 대중수출 가능성 확대 등의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증가, 국제시장가격
상승,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심화 등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빈 jeongbin@krei.re.kr 국제농업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