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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협상새로운쟁점(임정빈)
1.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문제
유전자 조작을 통한 GMO 농산물 생산 및 수출은
주로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GMO 농산물의 국제적인 교역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주요 수입국인 EU·일본 등의 소비자 및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각국 정부는
GMO 농산물에 대한 표시제의 강화나 수입규제 및 유통제한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EU는 지난 ''99. 6월 GMO 농산물의 신규
수입승인을 동결한 바 있으며 GM식품에 대한 표시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등 수출국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비관세 장벽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생명공학을 통해 생산된 GMO 농산물 교역문제는 수출국과
수입입국간에 새로운 무역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식품의 안전성은 기존
WTO의 동식물검역(SPS)협정, 표시제도는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TBT)협정에 따라 규율이
가능하나 GMO의 안전성평가 및 표시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 기준이 없어 매우
애매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시애틀 각료회의 등 뉴라운드 준비과정에서
캐나다, 일본, 미국이 유전자변형농산물의 교역에 적용될 WTO 규정을 논의할 목적으로
작업반(Working Group) 설치를 제안한 바 있으나 차기 다자간 협상출범의 실패로
그 노력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뉴라운드의 출범 여부와 관계없이 자동협상의제의
하나로서 2000년 초부터 개시된 새로운 농산물 협상에서는 GMO 농산물 교역을 둘러싼
수출입국간에 증가되는 GMO 통상문제와 관련하여 이해당사국간 WTO 차원의
논쟁이 예상된다.
차기 협상에서 GMO 문제와 관련하여 현재 논의되고
있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쟁점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GM농산물의
유용성 및 잠재적 위해성에 대한 논쟁이다. 미국 등 GMO 기술선진국들은 생명공학기술을
통한 농산물 생산은 화학적 농자재를 대체 시킴으로써 환경적 편익을 제공할 것이며
다수확 및 양질의 품종개발과 다양한 식물유전자원의 광범위한 활용으로 21세기에
우려되는 식량안보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며 생명공학기술 활용의 유용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반면에 EU와 일본등 수입국들은 아직까지 GMO의 잠재적 위해성에
대한 과학적인 명확한 검증은 어려운 실정이나 인체에 대한 직접적 위험과 환경 및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을 내세워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으며
유전자재조합 등 현대생명공학기술이용에 대한 사회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은 현대과학에
의한 GMO 식품의 위해성 검증결과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안전규제조치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FDA, USDA, EPA 등의 광범위한 과학적 평가결과 GM
농산물이 재래적 방법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과 안전성면에서 전혀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EU를 중심으로 한 수입국들은 현대과학에 의한 검증 자체가
불완전하며, 잠재적 위해성을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없더라도 공중보건을 위해서는 무역조치가 가능하다는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GMO식품의 표시제도와 관련한 논쟁이다.
EU의 ''98. 9월부터 GMO 식품표시 의무화 조치 시행 이후 이에 대한 무역장벽여부를
놓고 국제적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등 GMO 수출국들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실질적인 동등성 측면에서 기존의 농산물과 전혀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며 의무표시제는
GM식품의 성분이 기존식품과 상당한 차이(significant change)가 있을 경우에만 허용해야
할 것이며 이는 구분유통관리에 따른 비용증가 유발 등으로 무역장벽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EU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라도 위해성 문제와는
별도로 소비자의 알권리 및 선택권 충족차원에서 표시제 시행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국제규정 적용 문제에 대한 논쟁이다.
예컨대 GMO의 국가간 이동시 적용 가능한 WTO 관련 규정은 어떤 것이 있으며, 이것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WTO/SPS, WTO/TBT, TRIPs, Biosafety
Protocol 등 다양한 관련 규정이 있으나,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이슈에 효율적 해결책이
못되고 있는 실정이며 특히, 최근 채택된 Biosafety Protocol과 WTO와의 관계가 불명확하다.
현행 WTO 제협정내에서는 GMO무역에 적용될 수 있는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는 상태이며, GMO 무역의 규제여부 및 방법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은 GMO도 투명하고 과학적 근거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현행 WTO규정(SPS등)내에서 일반농산물과 비차별적으로 다룰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근 채택된 Biosafety Protocol는 환경보호를 위한 의정서로서 이 규정이 무역에 관한
WTO상의 권리와 의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EU는 식품안전
및 품질(food safety and quality)에 관한 시민 의식수준의 향상과 이에 대한 정보제공
요구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WTO차원의 적절한 반영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지난 시애틀 각료회의시 GMO를 포함한 새로운 이슈에 관한 적절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GMO규제의 국제적 현황파악과 기존 WTO관련
규정과의 관계분석을 제기하였으며 차기 농산물협상에서 GMO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사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 동물복지
지난 6월말 개최된 농업위원회 제 2차 특별회의에서
EU가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노력이 무역으로 인해 저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야함을
공식 제안함으로써 대두된 문제이다. EU는 역내 소비자들의 중요관심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는 동물 사육방식이나 도축방법 등 동물 복지에 관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적절히
제공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U의 제안서에 따르면 WTO가
국제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기본 틀을 강화하고 있으나 동물후생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틀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EU 역내의 높은 동물 후생기준을 지켜서 생산된
식품이 보다 낮은 기준에 맞춰 생산된 수입품에 의해 대체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WTO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왜냐 하면 나라마다
동물과 사육방법에 대해서 서로 다른 문화적, 윤리적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높은
동물 후생기준이 상대적인 무역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에 EU 역내
생산자가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러한 제안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EU의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WTO 규정 마련과
조치 인정요구 주장에 대해 현재 대다수 농산물 수출국들과 개도국들은 이 문제가
기본적으로 국내정책의 문제이며 특히 개도국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비판하고 무역과 연계시켜서는 안됨을 주장하고 있다.
3. 식품의 질과 시장접근 문제
EU는 역내 농산물이 전통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지역적, 전통적으로 명성이 있는 식료품에 대한 시장접근과 공정한 기회보장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6월말 개최된 농업위원회 제 2차 특별회의에서 소비자 보호 및 식품명칭의
적절한 보호를 위한 장치가 WTO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EU에 의하면
시장개방의 목적은 무역으로부터의 이익달성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기회를 늘리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식품의 품질과 관련된 명칭의 적절한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진정한 선택의 자유를 갖게 되고 생산자들도 제품차별화를 통한
이득을 얻고 투자에 대한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은 식품의 질과 특수성이 WTO에서 반영되어야
한다는 EU의 주장에 대해 대다수 수출국들과 개도국들은 이 문제는 각국의 지적재산권이나
원산지 표시(labeling) 등과 관계된 것으로 지적재산권(TRIPS)협상이나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TBT)협상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헝가리,
스위스, 노르웨이, 폴란드, 체코 등 유럽국가들은 이 문제가 농산물의 시장접근 문제와
관련된다며 협상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EU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정빈 jeongbin@krei.re.kr 국제농업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