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산물가격지지제도의 효과와 전망

저자
임정빈
출판년도
2001-09-13
목차
1.
머리말
미국은 일종의
가격지지정책인 유통지원융자제도(marketing assistance loan)와 융자부족불제도(loan deficiency payment)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곡물가격이 계속 하락함에 따라 미국의 융자제도에 의한 재정지출은 증가해 왔다. 미국 농업부의 2000년 농업전망에
의하면 당분간 융자단가(loan rate)에 비해 시장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됨에 따라 농산물 융자제도 운영을 통한 정부재정지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미국 농업부 경제조사국(ERS)이 2001년 4월 발간한 미국의 주요 농작물에 대한 마케팅론제도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내용(Analysis of the US Commodity Loan Program with Marketing Loan Provision)을
요약, 정리하였다.
2. 미국의 농산물 융자제도의 현황
현재 미국의 주요
농산물에 대한 가격지지제도는 유통지원융자제도(marketing assistance loan)와 융자부족불제도(loan deficiency
payment)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유통지원융자제도는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데, 하나는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농작물
담보융자제도(commodity loan)이고, 다른 하나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추가적으로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는
마케팅론제도(marketing loan)이다.
우선,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농작물 담보융자제도(commodity loan)는 작물을 실제로 정부(CCC, 농업부 상품신용공사) 융자의 담보로 맡기고
융자금을 수취하되, 융자기간 내에 생산자들의 선택에 의해 현금 혹은 현물로 상환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단기융자라는 성격을 가지면서
융자단가(loan rate)보다 시장가격이 낮은 경우, 정부가 융자단가(loan rate)로 농가의 작물을 매입하는 작물담보융자제로서 실질적인
가격지지정책이다. 생산자가 빌린 융자금을 현물로 정부에 양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비상환융자(nonrecourse loan)의 특성이 있다고
한다.
둘째, 융자대상 농산물의
시장가격(혹은 국제가격)이 융자가격보다 낮을 경우에 시장가격이나 국제가격을 기초로 설정된 융자상환가격(loan repayment rate)으로
융자금을 상환하도록 하는 마케팅론(marketing loan)을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론이 도입되기 전에 생산자는 두 가지 방법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융자원금과 이자를 융자기간 중 갚던가 융자만기까지 융자금을 갚지 않는 대신 담보물로 설정된 작물 소유권을 정부에게
양도하는 것이다. 즉 시장가격이 융자단가보다 낮은 경우에 후자의 방식으로 융자금을 처리할 수 있었다. 과거 이러한 융자제도는 정부가 가격이 낮을
때 농작물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법으로 가격지지를 제공하였다. 정부가 양도받은 농산물은 주로 상품신용공사(CCC)가 수출지원 정책과 결합하여
운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미국정부가 시장 지향적 농정의 추구와 정부재고의 축소를 목적으로 새롭게 추가적으로 도입해 온
마케팅론(marketing loan)에 의해 변화되었다. 이것은 생산자들의 농작물 소유권포기로 연방정부의 곡물 재고량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납세자들의 재고관리비용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미국 농산물의 가격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셋째, 1985년
농업법에서 도입된 융자부족불제도(loan deficiency payment)이다. 이 제도는 가격지지융자를 받을 자격을 가진 생산자가 융자를
받지 않는 경우, 융자단가(loan rate)와 시장가격과의 차액을 정부가 직접 지불하는 것으로 곡물의 국제가격이 대폭으로 하락한 1998년
이후 이 제도를 활용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금융자
대신에 증서를 받아서 융자부족불과 마찬가지로 나중에 기준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을 수취하는 증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증서제도의 목적은
마케팅론·융자부족불의 지불상한(개별 농가당 7만5천 달러, 3품목 이상인 경우 15만 달러)에 대한 구제책으로서 대규모 농가에게 무제한 지불을
인정하는 것이다. 과거 유통지원융자제(marketing assistance loan)와 융자부족불제도로부터 농가당 얻을 수 있는 최대 수혜액은
연간 7만 5천 달러였다.
3. 마케팅론제도가 농산물 단위당 수익에 미친
효과
미국의 농산물 융자제도는
오랜 동안 주요 농업정책의 하나였다. 이 정책은 1930년대이래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어 왔는데 주로 곡물 부문에 시행되어 왔다. 미국의 주요
곡물에 대한 농산물 담보융자제도(commodity loan)는 1986년 쌀과 면화를 시작으로 마케팅론(marketing loan)을 추가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가격지지의 형태로부터 차츰 소득지지의 형태로 전환 중에 있다. 융자제도를 활용한 농가의 실제 단위당 수익은 정부가 설정한
융자단가(loan rate)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들은 작물년도 중 농산물 가격이 낮을 때는 융자제도의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고 가격이
높을 때는 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평균 단위당 수익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론은 1985년
농업법에 기초하여 1986년부터 쌀과 면화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 그 후 이 제도는 1991년부터 콩과 유지작물, 1993년부터 밀과 사료곡물로
확대되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새롭게 시행된 마케팅론제도는 농산물 담보융자제도(commodity loan)와 달리 시장가격이 융자단가보다
낮을 때 정부로 담보농작물의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실제 융자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융자금을 갚을 수 있도록 생산자에게 허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성질은 담보물을 정부로 양도하여 발생하는 정부재고물량 증가를 억제시킴으로써 과거 융자제도가 같은 잠재적 가격지지 효과를 감소시킨다.
반면에 마케팅론은 정부로 담보물을 양도하기보다 생산자에게 농작물 소유와 유통을 촉진시키기 위한 경제적 동기를 부여한다.
마케팅론제도에서 생산자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과거와 같은 융자제도를 통해 생산자들은 그들의 작물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다. 그러나
시장가격이 융자단가보다 낮을 때 생산자는 융자기간중 어느 때나 융자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융자금을 갚을 수 있다. 밀, 콩과 사료곡물의 마케팅론
상환단가는 공시된 카운티 가격(posted country price, PCP)에 기초되며, 쌀과 면화의 상환단가는 지배적인 세계시장가격에 기반을
둔다1). 생산자가 융자받은 단가보다 낮은 참조가격으로 융자를 갚음으로써 나타나는 마케팅론
이익(융자단가와 융자상환단가와의 차이)은 생산자가 갖는 이익이다. 또한 융자제도의 적용대상품목 생산자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은
융자부족불제를 통해 마케팅론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융자부족불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융자단가가 시장가격보다 클
때, 그 차액만큼을 생산자에게 지불하는 것이다. 이 때 융자부족불 단가는 바로 앞서 언급된 카운티 설정가격과 세계시장가격을 초과하는 융자단가와의
차액으로 생산자에게 발생하는 마케팅론 이익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다만 농작물의 일정 부문이 융자부족불제에 의해 이미 혜택을 받은 경우에 그
부문은 융자를 받을 수 없다.
실제 마케팅론제도에서
발생한 생산자들의 단위당 평균 수익은 융자단가보다 높았다. 기본적 마케팅론 상황에서 생산자들은 마케팅론 혜택과 농작물판매를 동시에 결정함으로써
생산자의 단위당 수익을 융자단가와 같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생산자들은 가격이 계절적으로 낮을 때 마케팅론 혜택을 취하고 가격이 오른
후에 농작물을 판매함으로써 생산자의 평균적 단위 당 수익을 융자단가보다 높게 만들고 있다. 즉 농작물 가격의 계절적 변화를 이용하면서 생산자들이
마케팅론의 혜택을 취함으로써 융자단가를 초과하는 평균 단위당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9년도 생산된 주요 농작물에 대해
발생한 마케팅론 지원혜택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어떻게 생산자가 융자단가보다 높은 평균 단위당 수익을 달성하였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2000년 8월 중반까지 1999년 생산된 콩의 95%가량이 마케팅론에 의한 혜택을 받았으며, 전체 콩 생산량의 나머지 5%는 마케팅론의
혜택을 받지 않았다. 마케팅론 혜택을 받은 콩생산량 중에서 88%는 융자부족불(LDP)을 수취하였는데, 융자부족불(LDP)을 이용하여 생산자들은
평균적으로 뷰셀당 $0.91을 받았다. 나머지 7%는 융자받은 단가보다 낮은 참조가격으로 융자를 갚음으로써 평균적으로 뷰셀당 $ 0.76의
마케팅론이익(MLG)을 얻었다.
1999년도에 생산된
콩의 가중 평균된 마케팅론 혜택(MLB)은 대략 뷰셀당 $0.85이었으며, 평균적 가격은 뷰셀당 $4.65이었다. 따라서 콩 생산농가의 평균
단위당 수익은 뷰셀당 $5.50으로 1999년도 콩에 대한 융자단가인 뷰셀당 $5.26을 $0.24초과하는 금액이다. 1999년에
생산된 나머지 작물의 경우도 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론 혜택으로 인해 생산자가 실제 수취한 단위당 수익은 융자단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마케팅론제도에 의해 비록 연평균 농작물가격은 융자단가보다 낮았지만 실제 생산자가 수취하는 단위당 수령액은 융자단가보다
높게 유지되었다(표1참조).
물론 이 추정치는 연평균
가격이나 평균 단위당 수익 개념으로 계산되었기 때문에 일부 생산자는 추정된 평균치 이상을 수취하나 일부는 평균치 이하를 받는다. 예를 들어
위험회피생산자는 마케팅론혜택을 취함과 동시에 농작물을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마케팅론 정책에서 제공되는 융자단가만큼의 평균 단위당 수익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생산자는 성공적으로 두 단계 의사결정 절차를 사용하면서 융자제도로부터 제공되는 혜택과 함께 부가적으로 시장가격의 계절적
변화를 이용한 이익을 얻음으로써 더 많은 단위당 수익을 달성한다. 한편 융자단가이상으로 실제 수취한 단위당 수익증가는 생산자들에게 농작물을 더
심도록 하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미국의 마케팅론제도의 시행은 마케팅론 대상 품목의 식부면적을 늘리도록 유도할 것이며,
농작물간 식부면적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표 1 마케팅론의 효과:품목별 평균 단위당 수익,
1999년도
단위:달러/뷰셀
평균
시장가격
마케팅론
이익
평균
단위당수익
1999년도
융자단가
단위당
수익증가분
옥수수
1.80
0.23
2.03
1.89
0.14(=2.03-1.89)
사탕수수
1.55
0.25
1.80
1.74
0.06(=1.80-1.74)
대맥
2.15
0.14
2.29
1.59
0.70(=2.29-1.59)
귀리
1.10
0.19
1.29
1.13
0.16(=1.29-1.13)

2.50
0.40
2.90
2.58
0.32(=2.90-2.58)
대두
4.65
(+)
0.85
(=)
5.50
=
5.26
(+)
0.24(=5.50-5.26)
P
+
MLB
=
LR +
s
단위:달러/cwt(=45.36kg)

6.10
1.80
7.90
6.50
1.40
단위:달러/파운드
면화
0.449
0.198
0.647
0.5192
0.127
자료: Analysis
of the US Commodity Loan Program with Marketing Loan Programs (2001)
결론적으로 미국의
마케팅론제도는 생산자들의 식부면적과 작물선택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마케팅론은 생산자들에게 경쟁작물간 식부면적의 조정을 유도한다. 개별
작물간 식부면적변화는 융자제도로부터 얻어지는 마케팅론 이익의 절대적 및 상대적 순이익의 크기와 이로 인한 식부면적 반응탄력성에 의존한다. 종종
융자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다른 작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품목의 경우 식부면적과 생산량이 줄기도 한다.
4. 맺음말
미국의 주요 농작물에
대한 융자제도는 시장가격이 융자 단가(loan rate)보다 높은 경우에 생산자들에게 단기유동성 자금의 원천이었으며, 시장가격이 융자
단가(loan rate)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을 때는 해당 농작물의 담보물 설정과 정부양도를 통해 가격지지역할을 해 왔다. 융자제도의 가격지지
역할은 일반적으로 미국내 시장가격이 낮았던 1970년대 이전, 1980년대 초반과 중반에 옥수수, 밀, 콩, 면화 등에 작용해 왔다. 이 기간에
많은 생산자들의 융자신청률과 소유권 포기 담보물량이 많았으며, 이에 따라 많은 담보물량이 정부로 양도되어 비축되었다. 예를 들어, 1985년도
콩 생산량의 25% 가량이 융자담보물량으로 설정되었으며, 그 중 60%가 농민의 소유권 포기로 정부에 양도되었다. 융자제도에 의한 생산자들의
소유권포기는 자동적으로 정부재고 증가를 가져왔으며 이를 통해 가격지지 효과를 발휘해 왔다.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
등에 따른 농산물수요 감소추세와 함께 미국 및 국제적 농산물 생산증가 추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수준을 보였던 1990년대 중반에 비해 농산물
가격을 하락시키고 있다. 미국 농업부가 2000년에 예측한 추정치에 의하면 앞으로 수년 동안 주요 농산물 가격은 융자단가 이하이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론의 도입은 이전 농산물 담보 융자제도의 가격지지 역할의 속성을 변화시켜왔다. 마케팅론이
생산자들에게 계속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책혜택은 농작물 소유권 포기에 대한 정부의 재고축적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소득이전의
형태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마케팅론제도에서 생산자는 일반적으로 농작물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향이 있다. 마케팅론제도에서 형성된 시장가격은 기존 농산물 담보융자제도에서 융자단가보다 낮은 시장가격 발생의 경우 정부 매입으로부터 형성된
지지가격과 상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에 의해 발생하는 생산자에 대한 마케팅론 이익은 잠재적으로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수년 동안
미국에서 대부분의 농작물가격은 융자단가보다 약간 낮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융자부족불제도(LDP)와 마케팅론 이익(MLG)의 형태로 생산자들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마케팅론 제도에 의해 실현된 생산물 단위당 수익은 융자단가를
초과함으로써 단위당 생산자 순수익은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현행 미국의 농산물 융자제도는 주요 작물의 식부면적을 증가시킬
것이며(생산왜곡효과), 일반적으로 시장가격을 하락시키는 경향이 있다(가격왜곡효과). 그러나 융자제도가 각 작물별의 순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기 때문에 특정품목의 식부면적은 감소할 수 있다(품목별 생산대체효과). 다만 시장가격이 융자이익을 상쇄할 정도로 충분히 증가하는 경우에
현행 마케팅론제도에 의한 이러한 효과는 매우 적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미국 농산물 마케팅론제도에 의해 크게 혜택을 받는 부문은
축산부문이다. 왜냐 하면 마케팅론제도는 해당 정책대상 작물의 시장가격을 하락시킴으로써 융자제도의 주요 대상 품목인 사료곡물의 낮은 시장 가격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임정빈
jeongbin@krei.re.kr 국제농업연구실)
1) 카운티 가격은 주말과 공유일을 제외하고
매일, 그리고 세계시장가격은 매주 계산되어 공시된다.
발행처
KREI
발간물 유형
KREI 논문
URI
http://repository.krei.re.kr/handle/2018.oak/17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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