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2년 농업법을 둘러싼 갈등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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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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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년도
- 200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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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 서론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의
신농업법이 가져올 영향력을 중시하고 있지만, 신농업법 제정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갈등이, 첫째 미국 농업과 교역당사국간에 발생하는 중요한
정책변화는 무엇인가. 둘째,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미국의 기존 농업기관들(농기업체, 농업위원회, 품목별 생산자단체, 대학 및 협동조합, 농업부)
간의 반발인가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차별화된 정책
지난 2001년 봄 상원
농업위원회(Senate Agriculture Committee)의 주도로 상정한 민주당의 농업법안은 공화당의 하원 농업법안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상원과 하원은 정책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안건에 대해 양원협의회(House-Senate conference
committee)에서 논의중이지만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상·하원이 차기 농업법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지라도 많은 정책 관련 쟁점사항들이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 가장 중요한 정책 관련 쟁점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1. WTO의 국내보조에 대한 규정
검토
상원 농업위원회의 민주당
의원 11명 가운데 7명이 북부 대평원지대(Northern Great Plains)와 옥수수 재배지역(Corn Belt) 출신이다. 지난 수년
동안 취약한 기후와 함께 농산물 가격 약세로 인해서 이 지역의 농가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또 이 지역의 농촌인구가 급속히 감소함에 따라서
이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농촌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상원의원들은 해당지역 농민의 소득안전망(safety net)을 강화하는
방안으로써 새로운 반순환소득지지계획(counter-cyclical income support program)과 함께 계획 대상 작물의 융자단가를
높이는 농업법안을 마련하였다.
이런
감축대상보조(amber box) 규정이 시행되고 품목별 가격이 낮게 유지될 경우, 미국은 AMS 보조한도를 위반하게 되어 농가대상 직접지불계획을
재분류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다. 한편 미국은 무역을 왜곡하는 국내 농업보조의 추가감축에 대한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차기 WTO 협상에서 주요 협상
대상국과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은 농업무역 자유화를 주장하는 미국의 상반된 입장을 강력하게 비난할
것이다.
2.2. 보조대상
환경단체와
환경작업단(Environmental Working Group, EWG)은 현행 품목별 보조금이 농업규모별 혹은 지역별로 매우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품목별 보조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다수 보조금이 대농이나 계획대상 작물의 재배지역을 대상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또한 EWG는 정보자유법을 근거로 1996-02년 동안 각 농가 단위별로 지불된 정부 보조금액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당은 발안권(initiative)을 통해서 지불한도에 관한 조항을 상원
농업법안에 추가하였다.
이처럼 보조금 분배
문제가 표출됨에 따라서 현행 품목별 보조계획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정책현안이 제기되었다. 정책현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런 정책이 지가와 임차료를 상승시켜 영농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신규영농인의 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둘째, 이런
보조정책이 환경파괴를 가속화시키고, 농산물가격을 하락시키는데 일조 한 작물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닌가. 셋째, 이런 보조정책이
식품가공업자나 법인 축산기업을 대상으로 저렴한 투입재를 제공함으로써 농기업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가. 넷째, 모든 농민을 대상으로
분배하기보다는 재정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농가나 지역을 대상으로 보조금이 지불되어야 하는가. 다섯째, 이런 보조금들이 농촌 지역에 대해
확실한 경제적 승수효과를 갖고 있는가.
2.3. 환경지불
분배문제는 품목별
보조금을 WTO 규정에 준하는 환경지불계획(green payment programs)에 재 배정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런
보조금들은 과거 정부의 불평등 분배문제를 완화시키면서, 품목별 혹은 지역별로 농업전반에 확대시킬 수 있다. 한편 현 상원 농업위원회 의장은
친환경 생산방식을 채택했거나 이행하고 있는 축산업과 현재 운용중인 토지를 대상으로 환경지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농업법안(new farm bill)에 보전안보법(Conservation Security Act)을 상정함으로써 미국 농업정책이
다원적기능(multifunctionality)을 인정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한편 기존 농업기관이나 단체들은 보조금을 품목별 조항에서
보전계획으로 재 배정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최소한도의 환경지불계획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2.4. 환경지불에 대한 농기업의
협조여부
하원 농업법안은 현재
대규모 법인 축산기업이 대상인 환경보전 부문에 대한 지출을 증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인 폴 웰스톤(Paul
Wellstone)은 법인 축산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환경파괴를 주도한다는 우려를 위원회에 보고한바 있으며, 환경손실을 처리하기 위해서
생산비용의 일부를 납세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규모 축산업자들이 환경계획기금을 받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또한 민주당은 법인
축산기업의 독점사업 관행을 감독하는 반독점 수정안(antitrust related amendments)을 상원 농업법안에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가축 구매관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법인의 가축소유권을 제한하며, 생산자 계약권을 법제화하는 조치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농기업 및
축산업자들의 반발이 매우 심했다.
3. 미국 농정의
갈등
농업법 전문가들은 기존
농업기관들이 서로의 정책요구를 지원하여 법안통과에 협력하였기 때문에 여러 해 동안 고안된 보조금 체계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농업위원회 내에서 이런 공조 현상은 정부의 농가보조가 지역별로 더욱 균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무마시키고 있다. 계획대상 이외의
작물(non program crop) 생산자에게 긴급지불(emergency payments)의 일부를 분배함으로써 이런 일련의 과정이
시작되었다. 이런 선례를 남김으로써 지금까지 보조금을 받지 못한 품목별 단체(commodity groups)들은 의회의 배분방식을 검토할 수
있도록 요청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부 신문들은 캘리포니아 과수 및 채소 재배업자들이 보전계획을 강화하도록 정치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작물에 대한
보조금 지불을 보전지불이나 환경지불 쪽으로 재배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상원 농업법안에 반영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편 양원
협의회(Senate-House farm bill conference committee)는 1996년 농업법에서 제공한 수준 이상으로 품목별
조항을 지원하기 위해서 상원이 인가한 보전항목의 지출액을 삭감했다. 하지만 이런 현안들은 기존 농업조직의 정책협조를 위협하는 요소로 남을
것이다. 장래 예상되는 예산적자와 경쟁심화로 인한 미국 농업의 재정적 생존능력 여부에 관한 의구심 증대와 함께, 정부지원 분배와 계획에 대한
품목별 단체간의 반발이 심해짐에 따라서 정책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현재 진행중인
정책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관심사항은 기존 농업기관이나 단체의 농산물과 생산방식에 대응하여 지역사회 및 경제에 직접적이고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생산방식과 환경친화적 방식을 강조하는 대안 농식품 기관 및 단체(alternative agri-food system)들이 미국 농업
내부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지의 여부이다. 전국지속가능농업협회(National Coalition for Sustainable
Agriculture)의 산하에 있는 기관들은 주요 정책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농업법안의 규정에 관해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기존
농산업체나 대규모 생산업자들이 미국 농업정책에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가족농가, 환경, 소비자, 농촌 지역, 나아가 국제식량안보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들은 가족농가나 농촌개발에 가장 유리한 것으로 상원 농업법안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기존 농업조직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결국 정부의 지원배분이나
계획과 관련하여 기존 농업조직 내부는 물론 기존 농업조직과 새로운 조직간에 정책적인 갈등이 예상되며, 이러한 양상은 기존의 농업 무역자유화와
관련된 규제완화전략이나 현행 보조정책을 위협하면서 향후 미국 농업정책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할 것 내다보인다.
4. 한국과 세계에 대한
시사점
이러한 미국 농업내부의
정책 갈등은 향후 WTO 협상에서 보다 적극적인 농업 무역자유화 방안을 추진하는 미국의 역량을 감소시킬 것이다. 2002년 1월 미국
대통령은 미국육우생산자협회(National Cattlemen's Beef Association)에서 거행된 연설에서 농업보조가 국가안보 문제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연설에서 대통령은 국민은 먹어야 살고, 국가의 식량 자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안보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국민의 건강
및 후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해외 농산물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무역자유화에 대한 미국의
선도적인 입지가 취약해짐에 따라서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은 WTO 농업협정 틀 내에서 다원적 기능을 인정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만일
다원적 기능이 WTO 농업협상에 법제화될 경우, 세계 각 국은 특정 농산물의 생산과 결합된 속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근거로 자신의 농민을
보호할 권리를 갖기 때문에 비차별원칙(principle of nondiscrimination)이 법률에 위배된다. 그럴 경우 우리는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무역제도로 후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 농업정책을
세심하게 고려함으로써 농업정책 수립과 이를 통한 농촌개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미국의 농업정책이 포괄적인 농촌개발 차원에서
농촌에 도움이 되었다는 증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농가 운용규모를 확대시킨 정부계획은 농촌구조 측면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축산업 부문에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한국정부의 계획은 포괄적 농촌개발 전략 차원에서 농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환경을 개선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구밀도, 영토, 수자원 등을 고려할 경우 한국에서 이런 축산부문의 환경파괴는 중대한 쟁점사항으로 부각될
것이다. 한편 환경작업단(EWG)이 농업법안의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현안을 제기한 경우처럼, 농업이나 농촌개발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런 시민단체와 같은 비농업 단체의 역할을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상현
ksh3615@krei.re.kr 02-3299-4369 국제농업연구실)
주:이 자료는 「미국 신농업법 입법동향에 관한
국제세미나」(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2. 4. 19) 발표 자료 중 "Conflict over U.S. Farm Bill Provisions:
Domestic and International Implications"을 번역,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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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처
- KR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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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유형
- KREI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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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
- http://repository.krei.re.kr/handle/2018.oak/1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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