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1987년에
채택된 농업정책개혁 원칙에 관한 이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해서 각료회의 요청에 따라서 매년 회원국들의 농업정책을 평가해 왔다. 1998년 OECD
농업각료들은 정책수단에 관한 운영기준과 농식품 부문에 대한 공동목표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를 농업정책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출판된
OECD 농업정책 평가보고서(Agricultural Policies in OECD Countries, 2002)에 의하면 OECD 회원국의
농민에 대한 지지수준이 지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최저 수준이었던 1997년보다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1980년대 중반이후 농업지지
및 보호 수준이 낮아지고 보다 시장 지향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가격지지나 생산연계
보조금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대다수 국가들이 이런 보조수단을 유지함으로써 국제시장의 신호를 농민들에게 잘 전달하지 못하고 생산이나 무역을
왜곡하고 있다. 일부 농업정책 개혁에도 불구하고 추진속도가 더디며, 그 수준 또한 불충분한 실정이다. 여기서는 OECD 농업정책 평가보고서에서
발표된 한국의 농업정책에 관한 평가 내용을 발췌하여 요약한다.
1. 주요 정책수단
한국의 농업정책은
정부수매 및 공공재고(public stockholding) 등 무역조치나 국내가격 안정화정책을 통해서 수행된 시장가격지지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국내외 농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서 토지개량과 영농합병 등 농업생산 기반구축을 통해서 농업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정책뿐만 아니라
농업환경, 유통 및 기술개발 관련 정책들을 이행해 왔다. 직접지불(direct payment)이 도입되었으며, 절대적 규모는 미미하지만 최근 이
부문에 대한 예산비중이 상당히 증가하였다.
이들 정책들은 2000년
1월 시행된 농업농촌기본법(Agricultural and Rural Basic Law)에 의해서 강화되었다. 농업부문 시범사업에 배정하는 예산은
농업부문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서 더욱 제약을 받는다. 정부는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직접 무상융자를 장기저리융자로 대체하고
있다.
2. 국내정책
쌀에 대한 정부수매가격이
2000년에 5.5% 상승한데 이어 2001년에는 4.0% 상승했고, 수매량은 전년대비 8.6% 감소한 총생산량의 1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수매가격 상승과 함께, UR 농업협정의 보조총액측정치(Agregate Measure of Suport, AMS)를 감축하기로 한
약속을 반영하여 부득이 하게 수매량을 조절하게 되었다.
최근 연속된 풍작과
함께, 민간 및 정부의 쌀 재고량은 2001년 소비량의 28% 수준으로 급증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증산위주의 정책보다는 공급관리정책을
개선하고, 쌀의 품질을 높이는 새로운 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National Agricultural Cooperative Federation, NACF)이나 민간기업이 경영하는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es, RPC)에 대한 쌀 판매비중을 증가시키고 있다. RPC에서 관리되는 쌀 판매비중은 30%를 상회하며,
2001년까지 328개의 RPC가 운영되었다.
농협은 보리, 옥수수,
대두를 대상으로 가격지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01년에 농협은 보리와 대두의 수매가격을 각각 3.9%, 10% 인상했으며, 옥수수의
수매가격은 동결했다. 최근 정부는 보리, 옥수수, 대두의 생산량이 목표수준 이하인 것을 감안하여, 최초 계획한 수량을 전량 수매하지 못하였다.
2000년 초
구제역(Foot and Mouth Disease, FMD) 발생으로 인해서 축산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며, 마지막 구제역은 2000년 4월에
발생되었다. 2001년 9월에 국제수역사무국(International Office of Epizootics, OIE) 위원회는 한국을 FMD
미발생국으로 인정하였다. 한편 기술적인 조사를 통해서 국제역의 발생 요인중 하나가 중국 수입건초와 관광객인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2001년 1월
쇠고기시장이 자유화되었다. 쇠고기 수입을 담당한 국영무역 기구인 축산물유통사업단(Livestock Products Marketing
Organisation, LPMO)이 정리되었으며, 쇠고기 수입은 관세수입제도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쇠고기 생산이 2000년 감소에 이어
2001년에도 26%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비 또한 6% 감소하였다. 증가세 이후 최근 이러한 감소추세는 국내 경기침체와 세계 전역의 광우병
파동에 기인하고 있다. 2001년 쇠고기 수입이 40% 감소한데 반해 우유의 생산과 소비는 각각 4%, 5% 증가하였다. 정부는 위생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도축에서부터 유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동화된 가공처리시설을 구축한 축산물종합처리장(Livestock Packing Centre,
LPC)을 200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송아지사육안정화조치에 참여하는 농가의 수는 한우사육 농가의 50%에 달하는 12만 6,000 농가에 이르며, 소 사육두수는 34만 8,000두에
달했다. 송아지 두수 당 안정화 가격은 120만원(930$)이며, 부족불지불(deficiency payment)의 상한은 두수 당
25만원(194$)으로 설정하고 있다. 농협은 이런 조치들을 2001년부터 관리해 왔다. 소 사육두수는 1997년에 270만두에서 2001년
9월 150만두로 매년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에 쇠고기 소비는 반대로 매년 1.2%씩 증가했다.
표 1 한국의 주요 곡물
수매가격 및 수매량
단위: 1,000원/톤(달러/톤),
1,000톤
1997
1998
1999
2000
2001
변동율
1998
∼99
1999
∼00
2000
∼01
쌀1
수매가격
1,647
(1,733)
1,738
(1,241)
1,825
(1,538)
1,925
(1,703)
2,002
(1,551)
5.0
5.5
4.0
수매량
1,224
928
876
906
828
-5.6
3.4
-8.6
보리2
수매가격
926
(974)
977
(698)
1,026
(865)
1,067
(944)
1,109
(859)
5.0
4.0
3.9
수매량
163
188
246
158
289
30.9
-35.8
82.9
옥수수1
수매가격
478
(503)
504
(360)
529
(446)
580
(513)
580
(449)
5.0
9.6
0.0
수매량
13
14
8
5
5
-42.9
-37.5
0.0
대두1
수매가격
1,433
(1,508)
1,512
(1,080)
1,739
(1,465)
2,087
(1,846)
2,296
(1,779)
15.0
20.0
10.0
수매량
5.49
6.15
2.22
4.11
5.50
-63.9
85.1
33.8
주:1.정곡기준임.
2.수매가격은 정곡기준이며, 수매량은 조곡기준임.
3.수매가격의 ( )안은 달러/톤
임.
정부는 2001년 사과와
배를 대상으로 농산물재해보험을 실시하였으며, 2002년에는 과수 부문으로 확대될 것이다. 2001년에 목표한 대상농가의 절반이 농산물재해보험에
가입하였다. 보험료의 50%는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농민이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정부의 예산에 의해서 지원된다. 2002년도 예산지출액은
89억원(69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의 농산물
유통정책은 유통시설을 확충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이런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정부는 운송, 물류서비스, 농민을
대상으로 한 유통정보 제공, 도매시장에 대한 규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전산화된 경매시스템이 29개의 과일시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시장정보의 신속한 제공 및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실시간 정보망이 구축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전자상거래 등 농업인과 소비자간의 직거래가
점차 활성화됨에 따라서 유통체계를 간소화하고 유통마진을 줄이는데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식품안전성 관련
정책들을 강화하였으며, 특히 농약 잔류량 점검횟수를 2001년에 54,000회에서 2002년에 60,000회로 증가시키는 등 유통시점에서의
농산물의 농약 잔류량 점검체계를 더욱 강화하였다. 또한 가축을 대상으로 도상장이나 가공단계에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s Points, HACCP)을 적용하였다.
2001년 한국은
유전자변형(Genetically Modified, GM) 농산물을 대상으로 표시제(Labelling)를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GM 대두, GM
옥수수, GM 콩나물 등은 2001년 3월부터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서 유전자변형 농산물이라는 표시를 하여 판매되어야 한다. 또한 이런 GM
농산물을 함유하는 가공식품을 대상으로는 2001년 7월부터 표시제가 시행되었다. 식용에 대한 허용 혼입률을 3%로 설정하였으며, 혼입률이 0%인
경우를 제외하고 구분생산유통관리증명서를 의무적으로 구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1년 3월 유전자변형생물체의국가간이동등에관한법률이
통과되었으며, 그 하위 법률을 제정 중에 있다.
환경보전에 대한 새로운
직접지불이 2001년에 시행되었으며, 총예산은 2,105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런 직접지불은 농약 및 비료 사용을 절감하고, 영농기록에 관한
장부를 담당기관에 제출하는 논농업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2001년 해당 농민들은 농업진흥지역 여부에 따라 ha 당 20만원에서
25만원까지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농약이나 비료사용을 억제하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ha 당 52만 4,000원의
친환경농업직접지불이 지원된다.
친환경농업육성법이
통과됨에 따라서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농기술의 효율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절감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병해충종합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와 양분종합관리(Integrated Nutrient
Management, INM)를 시행하는 시범마을이 1999-2002년 동안 34개소가 설치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친환경농업지구조성 사업을
통해서 28개의 상수원보호구역이 설치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기 농산물에서 저농약 농산물 등으로 분류하는 등 유기농산물에 대한 분류체계가
개선되었다.
도농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농촌지역의 정보기술(informantion technology, IT) 개선사업이 진행되었다. 2001년에 정부와 농협은 7만
5,000명을 대상으로 정보기술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농민 홈페이지 개설, 11개 품목에 대한 유통정보시스템 등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 상당한 지원이 이루어졌다.
1997년 이후 농민을
대상으로 한 일부 무상보조들은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장기저리의 융자로 전환되었다. 2002년에는 새로운 융자제도에 따라서
1,490억원(1억 1,500만 달러)의 예산이 지원될 것이다. 농민들은 예산한도 내에서 융자 활용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반면,
농장관리에 관해서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요청할 수 있다.
3. 무역정책
2001년 1월 한국은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였다. 무역조치는 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주로 관세조치에 의존하고 있다. 1998년 경기침체로부터 국내경제와
식품소비가 회복됨에 따라서 1999년에 비해 2000년 관세할당량(tariff-rate quota, TRQ)이 증가하는 등 수입이 증가하였다.
TRQ 대상 농산물 64개 품목 가운데 수입되지 않은 8개 품목을 제외하고, 37개 품목이 완전히 이행되었으며, 19개 품목은 부분적으로
이행되었다.
4. 종합평가
한국은 농업부문에 대한
지지수준이 높고 시장개방 정도가 매우 낮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백분율 생산자보조측정치(percentage Producer Support
Estimate, %PSE)로 측정된 생산자에 대한 지지수준이 1986-88년에 70%에서 1999-2001년에 66%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에 대한 지지수준은 OECD 회원국 평균의 두 배로 매우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지수준은 계란 15%에서 쌀 81%, 대두 89%에
이르는 등 품목마다 다양하다. 농업부문 일반서비스에 제공된 지지수준은 최근 4년 동안 점진적으로 감소했으며 이는 총지지측정치(Total
Support Estimate, TSE)의 1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분율 소비자보조측정치(percentage Consumer
Support Estimate, %CSE)로 측정된 소비자에 대한 지지수준은 1986-1988년에 66%에서 1999-2001년에 62%로
감소하였다. 농업에 대한 총지지추정칙가 1999-2001년 한국 GDP의 5%를 차지하는 등 OECD 회원국 중에서 매우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99년 이후
시장가격지지(market price support)는 다소 감소하였으며, 생산자에 대한 예산지출이 증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에 대한
지원 대비 시장가격지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986-88년에 99%인 것에 반해 2001년에는 93%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투입재
보조금은 생산자지지의 3%에 달하는 등 주요 예산지출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보조금들은 무역을 왜곡하고 환경부하를 가중시키는 생산과
투입재 사용을 부추기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더욱이 이들 조치들은 농민에 대한 소득이전이나 환경혜택 제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총 농업소득에 근거한 보조금은 생산자지지의 3%만을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내가격과 국제가격간의 격차가 다소 감소했지만 시장가격지지로 인해서 2001년도 생산자가격과 소비자가격은 국제가격 수준의 3배에 달하였다.
2001년 총 농가수입은 보조가 없는 경우보다 무려 180%나 증가하였다.
대체로 한국은
시장지향적인 정책들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한국의 농업부문 지지수준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농업정책은 주로
생산과 무역을 왜곡하는 조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일부 농산물에 대한 보호수준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쌀 등 주요 농산물들은 국제시장의
신호로부터 완전히 배제되었고, 농민들은 국제시장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결국 이는 한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남게 되었다.
최근 농업환경 및
농촌지역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들이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지지수준을 줄이고, 생산과 무역을 왜곡시키지 않는 지원수단으로 전환하며, 시장지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