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DDA 농업협상은 두
차례에 걸친 하빈슨 의장의 세부원칙초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말의 농업위원회 특별회의에서 농산물 관세 및 농업보조금 감축의
세부원칙(modality)을 도출하는데 실패하여 당초 일정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협상의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난 4월에 이어 7월까지 매달 기술적 쟁점을 중심으로 제네바 현지에서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비공식협의가 계속되었다. 특히
지난 4월 2일∼4일까지 개최된 WTO 무역협상위원회(TNC) 회의에서는 당초 일정대로 2005년 1월 1일까지 도하개발아젠다(DDA) 전체
협상을 일괄 타결하기로 재확인한 바 있다.
결국 최근의 DDA
농업협상 논의 움직임은 오는 9월 멕시코 칸쿤(Cancun)에서 개최될 제5차 WTO 각료회의에서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의 논의를 조용히 진행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지난 6월과 7월에 개최된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의 주요
논의 내용을 중심으로 오는 9월 제5차 칸쿤(Cancun) 각료회의에서 진전될 농업협상에 관해 전망하고자 한다.
2. 6월
협상동향
2.1. 종합평가
지난 6월 협상에서는
참여 회원국 대부분이 기존의 자국입장을 반복하는 등 협상의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관세감축방식이 개도국우대 조치인
특별품목(Special Product, SP) 및 특별세이프가드(Special Safeguard Mechanism, SSM)와의 연계방안에 관한
논의가 당초 예상보다 복잡하게 전개되었다는 사실이 주목되었다.
이러한 양상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협상경과 추이를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변화로 인해서 ① 관세감축방식으로써
UR방식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② 이 과정에서 SP 개념 자체가 선전국에 의해서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2.2. 관세감축방식에 관한
논의
당초 관세감축방식은 UR
방식과 스위스 방식이 대립하는 가운데 의장 초안에서 관세수준별 차등감축방식(band approach)이 제시됨에 따라 관세감축방식의 최종
타결방향은 양자의 결합형태인 밴드 방식을 중심으로 감축률을 조정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지난 2월과 3월 농업협상에서 나타난 회원국들의
움직임을 살펴볼 때, 밴드방식에 대해 농산물 수출국들은 관세감축률이 도하(Doha) 각료회의의 위임사항(mandate)을 만족시키는데 부족한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내심 어느 정도 만족하여 향후 협상의 기초로 삼는다는데 대체적으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반면 밴드방식에 대해 농산물
수입국들은 관세감축률이 비현실적으로 높아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향후 협상의 기초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6월 농업협상 논의에서
다수 개도국들이 관세감축방식과 관련하여 종전의 중립적 또는 Swiss 방식의 암묵적인 동조 내지는 지지입장에서 UR 방식지지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관세감축방식으로서 UR 방식이 회원국 다수의 의견으로 힘을 더해가고 있다. 아직 협상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정도의
수는 아니지만(현재 공식적으로 UR 방식지지를 표명한 회원국은 NTC 그룹, EU 15개국을 비롯하여 모두 77개국임), 관세감축방식 논의에서
미국과 케언즈 그룹 등 Swiss 방식 주장 회원국들의 세력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UR 방식으로의 합의
가능성이 이전 보다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다만 UR 방식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 고율관세(tariff peak)와 누진관세(tariff
escalation)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2.3. 관세감축방식과 특별품목 및
특별세이프가드의 연계 가능성
현재 형성되고 있는
관세감축방식으로서 UR 방식으로의 세력 형성이 선진 수입국을 중심으로 은연중에 특별품목의 삭제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UR 방식으로의 세력
확대가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된다.
관세감축방식으로서 UR
방식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NTC 그룹 국가들은 특별품목에 대해 상이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EU,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UR
방식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특별품목의 삭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즉, 비교역적 관심사항(Non trade concern, NTC)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축적인(flexible) UR 방식이 필수적인데 여기다가 특별품목 및 특별세이프가드까지 주장할 경우 농산물 수출국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수출국 또한 UR 방식에다 특별품목 및 특별세이프가드까지 추가하는 것은 협상의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NTC를
위해서 개도국에게 과도한 신축성을 중복하여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UR 방식으로 타결될 경우 수출국들이
특별품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에 따라 선진 NTC
국가들은 특별품목을 양보할 경우 수출국들이 UR 방식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세감축방식으로서 UR 방식에 기초한 관세감축률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그 동안 EU와 일본이 UR 방식지지를 얻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도국과의 접촉을 통해 얻은 결과라고
설명하면서, 선진 NTC 회원국들은 UR 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특별품목을 포기해야 하고, 현실적으로도 UR 방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특별품목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일본은 향후 수출개도국을 설득하기 위해서 특별품목이 없는 UR
방식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와 모리셔스는 특별품목과 UR 방식이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6월 농업협상의
분위기로 판단할 때 관세감축방식이 UR 방식으로 타결될 경우 특별품목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NTC 그룹은
UR 방식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선진 NTC와 개도 NTC 그룹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지난 6월
협상에서는 개도국의 세력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선진국들의 압력에 서서히 약화 내지는 분열되고 있는 조짐을 보였다. 개도국의 리더로서 특별품목을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인도 역시 UR 방식에 특별세이프가드와 특별품목을 연계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나 그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개도국들이 6월 협상에서 발언 수위를 낮춤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 결국 협상이
진행될수록 개도국들은 DDA의 취지와는 달리 선진국들의 눈치를 보는 과거의 다자간협상으로 되돌아 갈 가능성을 사시하면서, 사실상 미국과 EU의
합의를 내심 기다리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한편 UR 방식을 지지하는 개도국 대부분은 특별품목을 바라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발언이 거의 전무한
형편이었으며, 결국 힘의 한계로 인해서 EU의 의도대로 특별품목이 없는 UR 방식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른 한편
케언즈(Cairns) 그룹내 개도 케언즈간에도 특별품목에 관해 의견을 달리 하는 등 분열조짐을 보였다. 수출비중이 높은 수출중심의 개도
케언즈(태국, 파키스탄, 헝가리, 콜롬비아, 브라질 등)는 특별품목이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개도
케언즈(필리핀, 인도네시아, 중남미 일부 등)는 엄격한 기준적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미국은 특별품목에
관한 개념을 인정하지만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당초 입장에서 특별품목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6월 회의에서 간접적으로 의도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은 과거의 UR과는 달리 이번 DDA에서는
예외적 조항을 만들어 내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아래 설령 불가피하게 특별품목을 인정하게 된다고 해도 특별품목의 혜택을 매우 한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보였으며, 최근 인도와의 양자협상에서 특별품목이라도 시장접근물량(Tariff Rate Quota, TRQ)는 증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로 인해서 특별품목에 의존해 시장개방 확대에 다른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스위스방식에 기초해 수출증대를 기대했던 대다수 수출
개도국들이 관세감축방식에 관한 입장을 정립하는데 혼란을 가져왔다. 선진국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대다수 수출개도국들은 자국의 시장개방
확대를 우려하여 특별품목이 없다면 차라리 UR 방식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고, EU와 일본도 바로 이점을 노리고
수출개도국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행 의장초안에서
특별품목을 삭제하는데 있어서는 UR 방식을 주장하는 수입 선진국과, 개도국 시장개방 확대 및 수출확대를 노리는 수출선진국간의 이해가 일치한다고
볼 수 있으며, 특히 미국, 캐나다, 일본, EU 등 협상의 핵심 선진 4개국(Quad)간의 이해 일치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3. 7월 협상
동향
3.1. 종합평가
6월에 이어 7월
농업협상에서도 예상했던 대로 참가 회원국 대부분이 기존 자국의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쳐 9월 칸쿤 각료회의를 앞두고 협상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케언즈그룹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EU의 공동농업정책(CAP) 개혁이 DDA 농업협상에서 EU의 구체적인 안으로 제시되기를 요청하는 동시에,
국내보조의 실질적인 상당한 감축, 수출보조 철폐를 목적으로 한 실질적 감축, 시장접근의 실질적 개선 등 농업협상에 관한 도하 각료선언의 목적에
충실한 모델리티가 도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EU, 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들은 각국 농업의 다양성을 반영하여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하고 균형잡힌 모델리티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개도국은 개도국우대(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 SDT)와 관련하여 특별품목과 특별세이프가드가 모델리티에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는
9월 칸쿤 각료회의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었다. 첫째 미국과 EU의 접촉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고, 둘째는 이와 관련하여 핵심쟁점인 관세감축공식과 관련하여 상호 긴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9월 칸쿤
각료회의에서 모델리티가 도출될 가능성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분명 이전 보다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7월 28-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비공식 각료회의 논의 결과와 8월 중순 이후 9월초까지 미국과 EU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8월말이면 칸쿤 각료회의
전망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칸쿤 각료회의는 과거 시애틀 각료회의와는 달리 어떠한 형태로든 각료들의
합의문이 도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문제는 형식이 아니라 합의문에 담겨질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3.2. 주요 논의 내용 및 미국과 EU의
절충 가능성 전망
3.2.1. 국내보조
분야
이번 농업협상 참가
회원국 대부분은 EU가 공동농업정책(CAP)의 개혁에 합의함에 따라 EU의 국내보조분야에서 의장초안의 내용을 수용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U는 최소허용보조(de-minimis)의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바, 이 부분에서 미국을 압박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U가 공세적 입장을 취할 경우 수출보조나 시장접근분야에서 미국과 주고받기식 거래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3.2.2.
수출경쟁분야
현재 EU는 의장초안에서
제시된 것처럼 수출보조 철폐를 당장 수용하기에 어느 정도 무리가 따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수출보조가 철폐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EU도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U는 미국이 주로 활용하는 수출신용에도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케언즈그룹 등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EU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수출신용과 수출보조
분야는 미국과 EU간에 주고받기식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일 뿐만 아니라, 수출보조와 국내보조간에도 이러한 거래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3.2.3.
시장접근분야
WTO 농업협상에 있어서
미국과 EU간에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시장접근이다. 관세감축에 대해서 고율관세(tariff peak)와 누진관세(tariff
escalation)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조화공식 또는 의장의 관세수준별 감축방식을 주장하는 미국과 UR방식을 주장하는 EU간에 팽팽한
대립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EU는 NTC의
하나로서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 Indication, GI)와 labelling 문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GI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과 케언즈 등 수출국들은 당초 도하 각료회의 위임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여 대다수 회원국들은 미국과 EU가 타협할 가능성이 짙은 분야는 관세감축과 관련된 시장접근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3. 미국과 EU의 절충안
방향
미국은 오는 9월 칸쿤
각료회의에서 모델리티의 도출을 위해 상당한 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할 것으로 감지된다. 반면 EU는 수세적 입장에서 UR방식과 지리적 표시 및
수출보조에서 최대한 포괄적 타협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감축에 있어 미국의
기본입장은 야심적인 수준(ambitious reduction level)의 관세감축이며, 의장초안의 특별품목과 같이 예외조항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민감한 품목에 대해 예외조항 대신 일종의 융통성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의향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야심적인 수준의 관세감축이 반드시 조화공식에 의한 관세감축을 의미는 것은 아니며, 의장초안의 관세감축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반해
EU는 지속적으로 UR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중간에 개최된 한·미 양자협상에서 미국은 의장초안에서 제시하는 특별품목을 확실한 예외조항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특히 TRQ 증량 없이
자기 선언방식의 특별품목은 전혀 고려하지 않다고 표명한 바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EU도 UR 방식에다 특별세이프가드와 특별품목까지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EU가 제시할
포괄적(comprehensive) 타협안은 시장개방안에 지리적 표시, labelling, 식품안전(food safety) 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특히 지리적 표시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내비치고 있다. 따라서 가능성이 있는 협상 절충안은 미국안에 기초하여 ① 의장초안의
band approach를 따르되 특별품목을 배제한 일부 민감 품목에 융통성을 인정하고, EU가 주장하는 NTC 가운데 일부분(특히 지리적
표시)을 포괄하는 것 혹은 EU안에 기초하여 ② UR방식에서 평균 및 최소감축률을 상향조정한 것으로 예상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관세 감축률이
상당히 상향조정되지 않는 한 고율관세 문제가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UR방식을 따르되 관세상한(ceiling)을 도입하는 경우가 절충안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인다.
위의 두 가지 절충안은
각각 미국과 EU의 대내적인 입장과 명분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 융통성을 부여함으로써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의장초안의 관세감축방식은 협상에서 관세감축에 중점을 두어온 미국에게 명분을 주는 반면, EU, 스위스, 일본 등은 일부 민감 품목에 한하여
융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타협의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UR방식을 따를 경우 평균 감축률이 높아질 수 있고, 관세상한이 도입될 경우
미국으로서도 불만이 없을 것으로 보여지며, 협상의 핵심은 감축률과 관세상한의 수준이 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안은 위의 두 가지 절충안 모두가 현행 의장초안에서 제시하는 특별품목을 암묵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개도국의 반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주요 관건으로 부각될 수 있다.
4. 칸쿤 각료회의
전망
지난 6월 20일 개최된
이집트 비공식 각료회의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오는 9월 칸쿤에서 모델리티가 합의 도출되지 않을 경우 DDA 자체의 표류는 물론 내년 4월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및 EU 집행위원회의 경질 등으로 인해 향후 2-3년내 DDA 타결이 어려울 것임으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이와 같은 입장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칸쿤 각료회의에서의 모델리티 합의도출이 DDA 전체 일정상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EU
역시 구체적 발언은 없으나 내심 매우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선진국의 UR 농업협상 결과 이행이 동결된
상태에서 오는 칸쿤 각료회의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DDA 타결이 2-3년 지연될 경우 WTO 자체의 무용론이 또 다시 대두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칸쿤
각료회의에서는 과거 시애틀 각료회의와는 달리 어떠한 형태로든 문서화된 합의문이 도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문제는 형식적인 문서가 아니라 그
내용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① 핵심내용이 빠진 채 향후 협상의 지침(guideline)만 도출되거나, 혹은 ②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내용이 포함된 모델리티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핵심내용이 빠진
협상지침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고 이행계획서 작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하빈슨 의장과 사무국에서는 후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의장은 최소한의 이행계획서 작성에 필요한 수치만을 각료회의 모델리티안에 상정하고, 각료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결정하는 형태로 회의를 이끌어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이번 칸쿤에서는 이행계획서 작성에 필요한
핵심수치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보다 정확히는 7월말 개최될 캐나다 몬트리올 비공식 각료회의와 8월말까지의 미국과 EU의 절충안에 따라 그
이상의 모델리티 도출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김상현
ksh3615@krei.re.kr 02-3299-4369 농정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