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전자조작(GM) 식품의 관리제도 도입

저자
김태곤
출판년도
2003-08-22
목차
1. 소비자에게
선택권
지난 7월 22일
유럽연합(EU) 각료이사회는 유전자조작 농산물(GMO)에 관한 EU 의회의 법안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이로써 GMO의 시장유통에 있어서 추적과
표시제도, GMO를 포함한 식품과 사료에 대한 표시제를 규정하는 명확한 EU의 제도가 완성된 셈이다. 법률이 발효되는 것은 2004년 초이며,
EU에 의한 GM 식품 등의 수입규제가 해제되게 된다.
새로운 법률로 의하여
GMO, GM 식품, GM 사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GMO에 대한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일관된 생산이력추적제도를 확립하여,
GMO를 포함하는 모든 식품과 사료에 표시를 함으로써 포괄적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EU는 1991년 10월에 18종류의 GM 작물의 도입을 승인하였지만, 그 후 1998년 10월 유럽에서 발생한 광우병(BSE) 파동 등으로
인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GM 식품 등의 수입에 대한 신규인가를 동결하였다. 그 결과, 세계 최대의 GMO 생산국이자 수출국이기도 한
미국의 대EU 옥수수 및 대두 수출이 격감하였다. 현재 미국산 옥수수의 34%, 대두의 75%가 GM 이지만, 대EU 수출은 옥수수가
1995년의 약 333만 톤에서 2002년에는 약 3만 톤으로 99.2%나 감소하였고, 대두가 같은 기간 약 981만 톤에서 약 552만 톤으로
43.8%나 격감하였다.
미국은 지난 6월 EU의
4년 이상에 걸친 수입금지조치에 대해 무역상 부당하다고 하여 WTO에 제소하였다. EU 내에서는 적정한 표시제도와 생산이력추적제에 의한 식품만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와 있었는데 미국이 WTO에 제소한 것에 대해 EU도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마고 월스트롬 EU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GMO에 관한 새로운 법률채택을 환영하면서, 이 법률이 EU의 국제적인 신뢰성 향상과 신기술에 대한 신뢰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GM 식품과 사료의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이력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강력한 세이프가드제도와 포괄적인 표시제로서
효과적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GM 식품이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소비자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데이비드 번 EU
보건·소비자보호담당 집행위원은 "GMO에 관한 이번 EU의 법적인 틀이 완성된 점에 대해 만족하며, EU 소비자는 GM 식품의 표시제도로 인해
농산물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농가는 처음으로 GM 사료를 실제로 보게 된다. EU는 포괄적이고 투명성 높은 공인 표시제도를
실시함으로써 업계와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 GMO 혼합률이 0.9% 이하면
라벨표시 불필요
이번에 채택된 법률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생산이력추적제에 대해서는 GM에 의한 생산물을 사용 또는 판매한 경우에 취급자는 생산·유통·판매의 각 단계에서
누구에서 누구로 이동하였는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동시에 그 정보를 5년간 장부에 남겨두어야 한다.
이러한 이력정보로 시장에
유통되는 식품이나 사료에 대한 추출검사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표시제도에 대해서는 최종 제품단계에서 GMO 만들어진 모든 식품과
GM 사료가 추가로 대상에 포함되었다.
GM 식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표시를 의무화하였다. 현행 표시규정으로는 적용되지 않는 GM 대두와 옥수수로 제조된 정제 순도가 높은 대두유와 옥수수유와 같은 식품을
비롯하여 GM 옥수수로 제조된 옥수수유를 사용한 비스킷과 같은 식품과 재료에 대해서도 라벨표시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GM을 포함한
모든 식품에 대해 선택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식품에 붙는 라벨 표시는 '이 제품은 GMO을 포함' 또는 'GM ○○로 제조된…'과 같은
형식으로 표시된다.
종래의 식품과 사료
가운데에는 GMO의 흔적이 재배, 수확, 수송, 그리고 가공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식품, 사료, 종자의 제조에 있어서 100%
순수한 제품을 제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연히 기술적으로 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GMO가 혼합되는 경우를 상정하여, 이번
법률에서는 혼합률이 0.9% 이하의 경우에는 라벨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다.
또한 EU 당국에 의해
과학적으로 조사를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인가되지 않은 GM 요소가 원료 가운데 우연히 기술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이유로 혼합된 경우에는 혼합률이
0.5% 이하의 제품은 시장유통을 허가했으나, 혼합률 0.5%를 초과하는 제품은 시장출하를 금지하였다.
3. 영국 정부는 신중한
자세
EU는 표시제도와
생산이력추적제를 강화하여 소비자 안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여 미국 등으로부터 GM 식품의 수입재개를 결정하였다.
그런데 이번 법안이
채택되기까지는 EU 가맹국간의 의견 차가 커 난항을 겪었다. 프랑스 정부는 GM 식품 등의 신규인가 동결을 계속할 것을 주장, 생산유통이력제와
표시제에 관한 새로운 EU 규칙이 제정될 때까지는 수입금지 해제에 반대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EU 가맹국 가운데
미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영국은 미국산 수입사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에서 EU 집행위원회에 조기수입금지 해제를 강력히 요청해 왔다. 그러나
영국에서도 GM 식품 등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애매하다는 점에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논쟁이 되고 있다.
영국 정부의
농업생명과학심사회는 이번 GMO에 관한 EU 각료이사회의 법안제정 전날인 7월 21일 더욱 엄격한 법률 정비와 과학적으로 미지의 영역에 관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그 개요는 다음과 같으나, 이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논쟁을 해결하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고 하면서,
"영국에서 GMO에 대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규제와 정확한 정보에 의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GM 식품을 먹어도 안전한 것으로 보이나, GMO가 앞으로 생산이나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불명확하고, 과학적인 견해차는 여전히
크다. 이 보고를 통해 사안별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적 견해차가 아직 크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인 GM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또한 우리는 의학적, 사회적, 환경적인 면이나 기타 비용면에서 판단하여 경솔하게도 새로운 기술의 이용에 돌진해왔다"고
언급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GMO와 종래의
농산물이 공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한 GM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에 걸쳐 조사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곤란하다.
환경면에서 보면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GM 작물은 야생 동식물에 피해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농가가 기술적으로 잘못 사용하면 그 영향은 커지므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GM 식물이 농촌지대에 만연하여, 야생 동식물에게 직간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기 쉬운 '신종 잡초'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국의 전 환경부 장관은
광범위한 환경테스트를 실시, 그 결과가 밝혀질 때까지는 GM 작물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영국의 보고는 상당히 자세하지만,
GM에 관한 EU·미국간 논쟁을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3. EU·미국간 계속되는
논쟁
GM 식품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EU간 긴장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인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규칙을 신뢰하지만, 유럽인들은 더욱 회의적이어서
예방법칙에 기초한 '안전제일'을 우선한다.
이번 영국의 과학자들에
의한 정부자문 패널에서 이루어진 GM 기술에 관한 심사는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영국간의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그러나 과학의 역할을
보다 정확하게 정의하고, 어떠한 것을 알고 있고, 어떤 것을 모르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GM 작물의
식물생태, 질병, 환경에 주는 영향은 심각할 지도 모른다. 과학의 영역을 훨씬 뛰어넘는 요소가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영국에서는 GMO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의외로 강한 편이다. 이는 GMO의 부정적 면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GM 식품이
유럽에서 자유롭게 판매되게 된다 하더라도 수요는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BSE) 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유럽인들은
정부가 아무리 GM 식품의 안전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이미 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정도이다. 정부가 건전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EU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미국인들은 이러한
EU 소비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과잉농산물을 안고 있는 미국은 이번 EU에 의한 GM 식품 등의 엄격한 규칙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부시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인들은 보다 유럽의 경험에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료:http://www.zenchu-ja.org/wtonougyo.htm에서
(김태곤
taegon@krei.re.kr 02-3299-4241 농정연구센터)
발행처
KREI
발간물 유형
KREI 논문
URI
http://repository.krei.re.kr/handle/2018.oak/1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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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간행물 > 세계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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