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농업법인제도를 도입한 당초의 목적은 협업적 농업경영 혹은 기업적 농업경영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는 대규모 농업생산경영체를 창설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농업법인제도가 도입된 지 1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를 평가해 볼 때, 당초의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무엇보다 농업법인제도의 도입이 영농종사자들의 요청에 따른 자발적 움직임에 의해 촉발되었다기보다는 정부의 농정기획에 의해 이루어졌으므로 실질적인 대규모 경영체가 많이 창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농가들이 개별 경영을 하면서 인센티브 등으로 부차로 법인경영에 참가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농업생산법인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이처럼 농업법인들에게 농업생산 자체는 주로 농가들의 개별 경영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농업법인들이 농업생산보다 유통 및 가공 등의 농업서비스 활동에 치중하게 되었다. 여기에다 농업법인이 농업생산과 농업서비스 모두에 종사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순수한 농업생산법인은 소수에 불과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농업법인의 발전 방향은 무엇보다 농업생산법인을 농업법인의 중심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농업법인제도를 농업생산경영체 중심체제로 개편하기 위해 기존의 농업법인을 농업생산법인과 농업서비스법인으로 제도적으로 구분하도록 한다. 농업법인을 이와 같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은 농업법인의 유형에 적합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는 데도 필요하다.
농업법인의 제도 개편에서 농업생산법인의 발전방향은 한편으로는 기업농적 대규모 농업경영체를 육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가족농 경영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법인경영체(“유한영농법인‘)를 창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업서비스법인에 대해서는 이 법인이 농산물 유통 및 가공전문법인으로 특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제공한다. 여기서는 무엇보다 비농업 부문의 자본투자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게 제도적 공간을 조성하도록 한다.
결론적으로 농업법인 제도의 개편을 통해 법인유형별로 차별적인 농업정책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하고, 이로써 농업법인의 운영상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한다. 또한 가족농의 법인화를 통해 현행 농가중심의 경영구조를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제도를 도입하도록 한다.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problems of the current agricultural corporation system by conducting case studies and a questionnaire survey of agricultural corporation operators. It also seeks to come up with directions and practical ways for the institutional improvement of agricultural corporations with regard to various aspects such as law, institution, and policy by drawing implications from the agricultural corporation systems and policies in advanced countries.
The directions for developing Korean agricultural corporations are suggested to achieve two distinct goals. One of them is to provide a basis for fostering large scale agricultural corporations as business enterprises. The other is to establish a new form of corporation with the scale of small family farms, thus rationalizing the family farm management currently prevailing.
목차
1. 문제 제기
2. 농업법인의 현황과 문제점
3. 현행 농업법인 정책과 제도의 문제점
4. 외국의 농업법인제도와 시사점
5. 농업법인의 제도적 발전방향
6.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