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출범한 DDA 협상은 12년이 경과한 지금도 타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음. 2008년 소규모 각료회의에서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된 DDA 협상은 2008년 12월 그동안의 진전 사항을 반영한 모델리티 4차 수정안이 나온 이후 아직 별 진전 없이 5년째를 맞고 있음.
2011년 8차 WTO 각료회의에서는 다자통상체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고, DDA 협상에서의 진전을 위해 우선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라도 성과도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음. 이에 따라 현재 DDA 협상에서는 2013년 12월 3~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제9차 각료회의(MC-9)에서 조기수확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논의되고 있음. 현재 3개 분야 즉, 무역원활화, 농업 분야 이슈, 개발과 관련된 이슈 등이 조기수확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여겨지고 있음.
농업 분야의 조기수확 이슈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TRQ 관리 강화 제안은 TRQ 소진율이 일정 기준 이하일 때에는 TRQ 관리방안을 선착순 혹은 비조건적 허가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임. 식량안보 강화 제안은 개도국이 식량안보를 위해 공공비축을 할 경우 관리가격과 외부참조가격과의 차이를 AMS에 산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안임. 수출경쟁에 대한 제안은 2013년까지 선진국은 수출보조를 50% 감축하고 개도국은 2016년까지 25%를 감축하자는 제안임. 이들 제안들은 모델리티 4차 수정안에 이미 대부분 포함되어 있고 쟁점이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들 항목만 따로 조기수확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많아 합의가 될 수 있을지 불확실함. 이번 MC-9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면 DDA 협상은 내년 이후에 탄력을 받겠지만, 결렬된다면 상당기간 표류가 불가피함.
TRQ 관리강화 제안은 TRQ 소진율이 65% 이하인 품목 중 수입권공매를 하고 있는 대추, 인삼, 잣 등 3개 품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개도국에는 신축성을 부여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나라는 이미 쌀 수매제도를 폐지하고 시가구매방식으로 변경하였기 때문에 식량안보를 위한 공공비축 요건 허용제안은 별로 관계가 없음. 수출경쟁에 대한 제안도 우리나라는 수출보조가 없기 때문에 직접 연관이 적음. 하지만 이들 제안을 둘러싼 논의들은 앞으로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협상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함.